12. TV는 같이 보세요

수포아빠 전교 1등 아들 만들기

by 수포아빠

내가 어릴 적 네시 반 (?)이 되면 애국가를 시작으로 기다려졌던 설렘, 일요일 아침에 하던 애니메이션들, 요즘처럼 그리 놀게 많지 않았던 시절 텔레비전은 나의 친구였고 스승이었다. 텔레비전은 바보상자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모두 다 아는 사실이라 굳이 내가 따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어릴 적부터 텔레비전에 왜 그리도 열광했었는지... 텔레비전의 노예가 맞지 싶다. 다 큰 어른이 된 지금도 볼 건 봐야 하는 마음에서일까? 주말에는 티브이를 봐줘야 쉬는 거라는 생각에서 일까? 주말에도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보며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였다. 물론 요즘 거실에 아이들 교육 목적으로 텔레비전을 놔두지 않는 집들도 하나둘씩 늘어나고는 있으나, 텔레비전은 우리 삶에 때려야 뗄 수도 없는 아주 요상한 물건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면 아이들은 텔레비전을 보는 게 과연 좋을까 나쁠까? 나는 꼭 보고 싶은 거 정도는 봐도, 아니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이것도 사람마다 다 차이가 있으니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갖은 분이면 믿지 않으셔도 무방하다. 내가 집에 혼자 있을 때 별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틀어 놀 때가 많았다. 무언가 계속 소리가 들리면 덜 외로운 거 마냥 밥 먹을 때도 텔레비전을 보며 먹는 모습, 나 혼자 산다는 프로에서 연예인들이 혼자 밥을 먹을 때 텔레비전을 틀어 놓고 먹는 모습이 익숙하시리라. 회사에서 엠티를 가면 대부분 남자들은 펜션에서 티브이를 틀어놓고 여러 명이 모여서 일단 티브이 시청부터 한다. 여기에서도 볼 수 있겠지만 우리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 맞다. 딱히 볼 것도 없는데 굳이 텔레비전을 틀어 놓고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그리고 요즘처럼 OTT 서비스가 대세인 지금은, 그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다 본다 치면 정말 미디어의 노예로 우리가 끌려다니며 살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된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습관을 잘 들여가겠단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미드를 하나 본다고 치면, 한 시즌에 십여 편 하는 드라마를 보기 시작을 하면, 시즌 십이 넘어갔을 때는 백편을 넘게 봐야 하는 참사가 벌어진다.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돌리면 300편이 넘는 애니도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 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 될 거야 하는 친구라면 삼백 편이 문제가 아니라 삼만 편이라도 보는 게 맞고, 내가 영화감독이 되려는 친구는 영화 삼천 편도 보는 게 맞지 싶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아이들이 그렇게 많은 미디어를 어릴 때 주입식으로 때려 넣는다면 공부 잘하는 아이로 자랄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드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보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극장에서 보는 영화에서, 누군가는 꿈을 꿀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나는 영화 록키를 좋아한다. 남자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화록키, 불가능할 거 같은 상대를 만나 불굴의 의지로 버티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자포자기하고 싶을 때 그래도 해보자는 의지를 배웠다. 아들이 친구가 없던 시절 외롭게 학교를 다닐 때 즈음에 BTS를 보며 반장선거에 나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반장이 되었던 때가 생각이 난다. 중2 봄이었다. 아들은 텔레비전에서 BTS를 보고 용기를 내었다. 그리고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찾아서 보면서 외롭고 소심한 아이에서, 친구들 앞에서 궂은일을 찾아서 하는 타인에게 말이라도 한마디 더 건네는 아이로 성장을 했다. 아들은 런닝맨을 자주 봤다. 사춘기 시절 항상 우울해하던 아들은 한 시간 내내 깔깔 거린다. 그런데 만약 TV 보면 안 돼! 우리 집은 TV 없는 집이야!~ 공부만 해라!라고 한다면, BTS를 만나지도, 록키도 만나지도, 유재석도 만나지 못했다면 그 아이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겠는가?

스스로 공부만 해서 좋은 곳에 서있었을까?

누구는 운이 좋아서 자고 일어나 보니 BTS 정국이 사촌 동생이었고, 유재석이 삼촌이었고, 실베스터 스탤론이 아버지였겠냐 말이다. 남들 다 아는 가십거리에 완전히 차단된 누군가는 또 다른 외로움과 소외를 만들게 되지 않나, 그래서 나는 어느 정도는 TV도 보고, 극장에 가서 영화도 보고, 먼 훗날 직장에서 만난 동료와 커피 한 잔 마시며, 어릴 때 보던 또봇 만화 얘기를 하며, 잠시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 정도는 주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뭐든 과유불급이다. 적당히 만 한다면 오히려 좋으면 좋았지 해는 분명 안되리라!~

그리고 이런 집도 있다. 부모는 TV를 보면서 애들은 보지 말라는 집이다. 사실이게 말이 안 되는 경우다. 자기들은 쳐 보며 깔깔거리면서 애들은 들어가서 공부를 하라니, 최소한 소리라도 작게 줄여가며, 아이들에게 눈치라도 보며, 보시기 권장 들인다. 꼭 봐야 하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가 있다면 차라리 잠시라도 같이 봐라. 같이 보면서 주인공에 관한 얘기라도 아이들과 몇 마디 나눠보고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만들자!~

우리 인간은 자기가 본 걸 같이 얘기하는 걸 너무나도 좋아한다. "나 이거 봤는데 너도 이거 봤니? 깔깔깔!~ "카페나 회사 담배 터에 직장인들의 얘기들을 귀담아들어보시라!~ 대부분 어제 본 뉴스나 스포츠 얘기, 주말에 본 드라마나 영화 얘기, 바람난 연예인 얘기, 어제저녁에 한 게임 얘기가 대부분이다.

(얘들아!~ 이거 다 쓸데 없는 시간 낭비, 인생 낭비다. 정신 차려 이놈들아! ) "나 뭐 봤어 뭐 했어!~ 깔깔깔!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 않은가! 모든 걸 차단시킨 외로운 섬 같은 아이로 자라게는 하지는 마시라!

내가 할 일이 많고 해야 할 거리들이 많은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보려고 해도 스스로 볼 시간 자체가 없다. 할게 산더미인데 한가롭게 소파에 앉아 멍 때리고 있을 시간이 있겠나!~ 정 TV를 못 보게 하고 싶으면 아이들이 다양하게 여러 가지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어릴 적부터 차근차근 만들어 주기 바란다.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하는 아이, 춤추는 걸 좋아하는 아이, 노래를 부르는 아이,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아이, 할 줄 아는 운동도 없고 취미도 없고 생각도 없이 살던 그런 나 같은 어른으로 키우지 않으려면( 난 바보인가?) 뭔가 여러 가지 부모들이 앞장서서 기회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

아 참! 부모와 텔레비전을 같이 보면 좋은 점을 빼먹을 뻔했다. 요즘은 예전과 달라 채널들이 너무 많고 인터넷도 바로 연결되어 여러 OTT나 유튜브 등도 스마트 TV로 바로 볼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시대를 살고 있는데, 문제는 대부분 프로들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프로들이 너무도 많다. 그걸 아이들이 혼자 스스로 보면서 거르면서 볼 거라 생각하는가? 어느 정도 봐도 무방한 프로들을 부모가 알아서 골라서 같이 본다면, 한살이라도 더 늦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미디어를 접하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건 성장기 아이들에게 최대한 늦게 접하게 해야 한다. 아들은 피를 무서워한다. 그래서 절대 의사는 되지 않겠단다. 영화나 드라마 속 피에 노출된 안 좋은 예다. 본인조차도 저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의 부모였다. 뭐든 안 좋다 생각되는 건 성장기 아이들에겐 최대한 늦게 하게 만들자.

어른이 되어서 그것도 몰라면 어떤가! 그때 가서 알면 되지 않나? 하지만 어릴 적 안 좋은 기억은 평생 남는다.

그리고 부모와 아이가 같은 걸 보고, 같은 걸 얘기하고, 같은 추억이 있다면 이 또한 멋지지 않은가? 부모와 자식은 친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아는 걸 부모도 알고 있고 궁금해한다면, 좋은 부모는 어렵지 않다. 엄마 아빠는 그런 것도 몰라가 좋은가? 오! 그런 것도 알아? 대단한데! 소리를 듣는 부모가 되고 싶은가? 뽀로로가 되었던 또봇이 되었던 아이가 보고 싶다면 같이 좀 봐주시라!

어디가 덧나는가? 바쁜 척! 어른인 척 좀 하지 마라!

내가 어릴 적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으면 아버지가 항상 하시던 말씀이 있으시다. 뭐 그런 쓸데없는걸 보고 있냐고 ...

나 애니메이터다. 이걸로 밥은 먹고산다.

쓸데없는걸 보고 있었겠나?

keyword
이전 12화11. 부부 싸움은 몰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