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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현지 Aug 02. 2023

비상구

노랑



노랑

쏟아진다

입 벌려

혼돈 속에서 납작 엎드려있어


휘날린다, 언덕들의 몽유

긁는다고 열리지 않아

우편함 속에서 쓰다듬고 싶어

소리 나는 조개껍데기 밖으로

헝클어진 그림자, 기어 나온다

맞이할 팔은 짧아서

티셔츠의 구멍 밖으로

다락의 검은 쥐들이 들락거리는 14월

알람은 울리지 않고

생일도 까먹을 수 있어

자꾸만 닳아가는 케이크 위의 작은 초들,

괜찮아?


목걸이를 물고 달아나는 부리가

내 이름표를 놓칠 때,

둥지를 파헤치는 손등

무덤을 바라보는 부러진 안경 위로

올라가 피리를 분다

구멍 사이로 흘러내린다,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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