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이지
그래서 다음 생에 나는
사람이 되지 않을 거야
나무가 될 거야
그래서 나무를 보아
씨앗 움트는 고통을
어둠으로 뿌리내리는 아픔을
옴짝달싹 비며 빛이며
온갖 것을 받아내다 움츠러드는
나무 맺힌 망막에 울음이 일어
고개 툭 떨궈 아래를 보아
그래
돌이 될 거야
너는 어디서 와서 말갛게 동그랄까
큰 산 쩌억하는 울림에 덩그러니 떨궈져
바자락바자락 갈리고 갈려
되는 대로 부딪힘에 굴려
소멸 직전 내 눈에 띈
그 위로 낙수 같은 울음에
고개 들어 잦아드는 삶을 기리고
아. 생은 같구나.
나무. 돌.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