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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빛 Oct 25. 2024

나무. 돌.

나는 사람이지

그래서 다음 생에 나는

사람이 되지 않을 거야


나무가 될 거야

그래서 나무를 보아

씨앗 움트는 고통을

어둠으로 뿌리내리는 아픔을

옴짝달싹 비며 빛이며

온갖 것을 받아내다 움츠러드는


나무 맺힌 망막에 울음이 일어

고개 툭 떨궈 아래를 보아


그래

돌이 될 거야

너는 어디서 와서 말갛게 동그랄까

큰 산 쩌억하는 울림에 덩그러니 떨궈져

바자락바자락 갈리고 갈려

되는 대로 부딪힘에 굴려

소멸 직전 내 눈에 띈


그 위로 낙수 같은 울음에

고개 들어 잦아드는 삶을 기리고


아. 생은 같구나.

나무. 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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