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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가 아이들을 재우고 집으로 돌아가자 어머니와 아버지께서는 서재에서 산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셨다.
처음 만나는 날이었지만 준서와 같이 생활한 시간이 많아서 인지 낯설거나 어색하지 않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찬영과 함께 있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애정이 흐른다는 것을 맑게 웃는 그녀 얼굴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당신 아들인 찬영이 산하와 만남을 시작하면서 온전히 사랑 하고 사랑 받는 사람 특유의 여유로움과 충만함이 느껴지고 있었는데 오늘 만난 산하에게서도 그런 분위기가 흘러 나왔다.
연애와 담을 쌓고 살던 찬영을 세상 더 없이 로맨틱하고 자상한 남자로 만들고 있는 산하를 직접 보게 된 부모님은 연애 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이 서둘러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무척이나 고대하게 되었다.
준서와 진서를 재우고 집으로 돌아 온 산하는 옷을 갈아입고 아직까지 더운 열기가 느껴지는 늦은 밤 시간임에도 하루 종일 닫혀 있어 답답한 집안을 환기시켰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청소기를 사용하지 않고 걸레질로 바닥만 닦아 내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 찬영이 집에 오려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청소를 마친 산하는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으로 한번, 찬영 부모님과 처음 만난다는 부담감으로 또 한번 하루 종일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제 몸을 반신욕으로 풀어주기 위해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았다.
열대야로 인해 더운 날씨지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자신만의 방법이었다.
찬영 없이 혼자 부모님을 뵈었지만 어렵거나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적 남을 시작할 때부터 둘 연애의 끝이 결혼이었으면 한다는 말을 찬영한테 들었기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제 마음이 예상보다 빨리 정리가 되었다.
연애라는 것을 시작한 이후 그는 자신을 대함에 있어 연인에 대한 배려와 애정 이상으로 자신과 준서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고, 준서와 친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제 생각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빨리 가까워져 두 남자는 같이 생활하는 것도 좋아했다. 처음의 어색함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그에게 마음도 몸도 많이 끌리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건 찬영이 네 사람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 하고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시간들을 많이 만들었기에 이렇게 빨리 가까워 지게 된 것이었다.
따뜻한 물에 앉아 있으니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문제는 저만이 아니라 찬영 생각도 중요하기에 혼자 고민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있지 않았기에 생각을 마무리했다.
긴장과 피곤으로 뭉쳤던 근육들이 풀리면서 나른해지는 기분이 들자 산하는 서둘러 반신욕을 마무리했다.
날씨나 계절에 관계없이 따뜻한 물만큼 기분 전환에 좋은 것은 없는 듯 했다.
거실 조명등만 켜 둔 채 소파에 누워 티브이를 보면서 찬영을 기다리던 산하는 언제인지도 모르게 잠이 들어 있었다. 조용하던 거실에 핸드폰이 올려져 있던 테이블이 진동으로 인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울리자 잠들었던 산하가 깜짝 놀라 눈을 뜨고는 서둘러 핸드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찬영 씨?"↵
_"자고 있었어요?"↵
"아, 잠깐 졸았나 봐요"↵
_“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나 봐요”↵
“아니에요, 이제 끝났어요?”↵
_"문 앞이에요"↵
"잠깐만요"↵
소파에 누워있던 산하가 자리에서 일어나 인터폰을 켜니 문 앞에 서 있는 찬영이 보이자 서둘러 현관문을 열자 찬영이 그녀에게 안겼다.
"들어가요"↵
자신에게 안기듯 쓰러진 그를 부축해 침대로 데리고 와 앉히고 산하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슈츠 재킷과 와이셔츠를 벗겨내었다. 술을 많이 마시기는 했지만 찬영은 침대에 조용히 앉아 옷을 벗기는 손길에 몸을 맡기고는 걸쳐 있던 옷이 제 몸에서 벗어나자 그대로 침대 위에 몸을 뉘였다.
침대에 찬영을 눕힌 산하가 테이블 위 시계를 보니 새벽 한 시가 지나 있었다. 이미 잠든 찬영에게 잠옷을 입히기는 어려울 듯하여 편히 잘 수 있도록 나머지 옷도 벗겨내고 이불을 덮어 주었다.
벗겨 낸 슈츠에서 핸드폰과 차 키를 꺼내어 거실 테이블에 올려 놓고 드레스 룸에 있는 의류 관리기에 넣은 후 냉장고에서 생수 두 병을 꺼내 안방으로 돌아 온 산하는 찬영이 새벽에라도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조명도 낮은 조도로 켜 놓았다. ↵
더운 날씨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는 산하는 술을 많이 마셔 몸에서 열이 나는 듯 뜨거워진 찬영을 위해 에어컨을 켜고는 잠든 그의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자는 얼굴을 오랜만에 보기도 하지만 오늘처럼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신 것도, 취해 잠든 모습도 모두 처음 보는 것이었다. 잠든 찬영 얼굴을 부드럽게 만지던 산하는 가벼운 입맞춤을 해주고는 그의 옆에 제 몸도 뉘고는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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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숙취로 목이 말라 눈을 뜬 찬영은 제 옆에서 잠든 산하를 잠시 바라보고는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일어나 앉아서는 테이블 위 생수 병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
현관 앞에 도착해 산하에게 전화를 한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찬영은 물을 다 마신 후 제 몸에서 나는 술 냄새를 지우기 위해 샤워를 하려고 조심스럽게 일어났는데 제 움직임을 느꼈는지 산하가 잠에서 깨어 일어났다.
“씻으려고 나가는 거면 그냥 여기서 씻어요”↵
산하가 일어나면서 거실로 나가려고 하는 그를 불렀다.↵
“자는데 깨워서 미안해요”↵
“아니에요. 거실 불도 다 꺼져 있는데 나가지 말고 여기서 씻어요”↵
취기가 가시지 않은 찬영이 어두운 거실로 나가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 산하가 재차 붙잡자 찬영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잠옷 가지고 올 테니까 들어가서 씻어요”↵
“고마워요”
찬영이 욕실로 들어간 후 산하는 핸드폰 조명을 켜고 드레스 룸에서 잠옷을 가지고 와 침대 위에 올려 놓고 침대 옆 조명 조도를 살짝 높여두고 주방에서 따뜻한 꿀물을 만들어 가지고 왔다.
샤워를 마친 찬영은 산하가 준 잠옷을 입고 사용한 수건을 들고 세탁실로 가져갔다.
찬영이 돌아오자 산하는 꿀물이 든 잔을 건네고는 안방 욕실에서 헤어드라이어를 가지고 와 찬영을 의자에 앉히고는 젖은 머리카락을 말려 주었다.
“속은 괜찮아요?”
“아직은 괜찮은 거 같아요.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와서 미안해요”↵
“집을 잘 찾아온 게 다행이라는 생각은 했어요”↵
꿀물을 다 마신 찬영이 빈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산하 허리를 가볍게 안고는 몸에 이마를 대고 잠시 눈을 감았다. 산하는 제 몸에 기대어 있는 그의 젖은 머리를 손으로 천천히 털어내면서 말려 주었다.
“다 됐어요. 에어컨 틀어져 있어서 물기 안 남게 말렸어요”↵
“고마워요”↵
산하가 헤어드라이어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머리를 부드럽게 만져 주었다.
“숙취 때문에 힘들 텐데 누워요”
자신이 기대고 있던 몸에 가벼운 입맞춤하고 안고 있던 손을 풀어낸 찬영은 침대로 가 누웠다.
다시 침대에 누운 그를 위해 산하는 조명 조도를 최소로 낮추고 이불을 덮어 주었다.
눈을 감고 있는 머리를 잠시간 부드럽게 만져 주던 산하는 조용히 일어나 테이블 위에 있는 헤어드라이어를 욕실 안으로 다시 가져다 놓고 빈 잔을 주방에 가져다 놓은 후 침대에 다시 올랐다.
산하가 제 옆에 눕는 걸 느꼈는지 찬영은 그녀를 제 품 안으로 끌어안고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혼자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잠든 거 아니었어요?”
“산하 씨가 없으니까 잠이 오질 않아서 기다렸어요”
자신을 안고 있는 숨결에서 미약한 알코올 향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가 안아 줄 때 전해지는 따뜻함이 무척이나 좋았기에 그녀도 그를 부드럽게 안고는 몸을 천천히 쓸어주었다.
“집 앞에서 전화한 건 기억나는데 그 다음부터는 기억에 없어요. 집에 들어와서 내가 힘들게 하지는 않았어요?”
“아니요. 옷 벗을 때까지 침대에 얌전히 앉아 있다가 바로 잠들었어요. 그래서 잠옷을 못 입혀 줬어요”
“다행이에요. 산하 씨 힘들게 했을까 봐 걱정했는데”
산하가 작게 웃으며 찬영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는 그의 품 깊숙이 제 몸을 묻었다.
하나의 몸처럼 꼭 끌어안은 채 잠든 산하와 찬영은 아침 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누구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커튼이 닫히지 않은 창문 깊숙이 햇볕이 깊게 들어오자 먼저 눈을 뜬 건 산하였다. 자신을 안고 있는 찬영 팔을 조심스럽게 풀어내고 침대에서 빠져 나와 시간을 확인하니 아침 아홉 시가 훌쩍 지나 있었다.
제가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찬영이 조금 더 잘 수 있도록 커튼을 모두 닫고는 갈아입을 옷을 챙겨 거실로 나왔다.
핸드폰을 주방 테이블에 올려두고는 거실에 있는 욕실에서 가볍게 씻고는 술을 마신 찬영을 위해 해장국을 끓이면서 세탁실로 가세탁기를 돌려 놓고 나왔다.
주방에서 아침 준비를 하고 있는데 찬영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핸드폰 화면에 ‘어머니’라는 글자가 보였지만 그의 전화를 받아도 될지 잠시 고민하다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핸드폰 너머에서 당황하는 듯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_“ ..아..아들.."
“.. 안녕하세요. 어머니 산하예요”
-“아. 산하 씨구나 찬영이랑 같이 있어요?”
“네, 저희 집에 있어요”
_“이 시간까지 식사하러 집으로도 안 오고 연락도 없어서 전화했어요”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제 집으로 온다는 연락을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찬영 씨가 아직 안 일어나서요. 일어나면 전화하라고 할게요”
_“아니에요. 술 마시고 해장도 못하고 혼자 쓰러져 있을까 봐 걱정돼서 전화 했는데 산하 씨랑 있다고 하니까 전화 안 해도 돼요”
“네”
_“애들 걱정하지 말고 오늘은 둘 다 푹 쉬어요”
어머니께서 산하가 답을 하기도 전에 먼저 전화를 끊으셨다.
통화를 마치고 시간을 확인하니 열 시가 넘어가고 있어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찬영을 깨우기 위해 안방으로 향했다. 암막 커튼으로 깜깜한 방안 침대에서 찬영은 아직까지 깊게 잠들어 있었다.
산하는 조심조심 침대로 가 잠들어 있는 찬영 허리 부근에 앉아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손가락을 하나 들어 쭉 뻗어 있는 콧대를 부드럽게 쓸어 내렸다.
아침에 만지는 것이 위험하다고 했지만 오늘은 왠지 괜찮을 듯했다. 손가락 때문에 간지러운 지 미간이 살짝 꿈틀거리더니 다시 평온해졌다. 산하는 다시 손가락을 들어 이번에는 긴 속눈썹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쓸어 내렸고 미간은 다시 한번 더 꿈틀 움직였지만 금방 다시 평온해졌다.
조심스럽게 그를 깨우는 것을 포기하고는 여러 번 짧은 입맞춤을 하면서 깊이 잠들어 있는 그를 깨웠다.
“찬영 씨, 아침 열 시가 넘었는데, 이제 일어나서 해장해요”
제 입술에 닿는 말캉하고 따뜻한 촉감과 얼굴을 만지는 부드럽고 따뜻한 손길에 드디어 그가 눈을 떴다.
“술을 많이 마시기는 했나 봐요. 이 시간까지 못 일어난걸 보니까”
찬영은 제 얼굴을 만지던 그녀 손을 잡고는 손등과 손목에 자잘한 입맞춤을 했다.
“어제 나 때문에 편하게 못 잔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푹 자고 일어난 지 얼마 안 됐어요”
자신을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내고는 찬영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를 제 몸으로 끌어 안고는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어제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요”
“나와 약속을 못 지킬 만큼 좋은 사람이랑 마셨나 봐요”
작은 손가락으로 제 얼굴을 건드는 산하 모습에 찬영이 환하게 웃었다.
“친구들이 산하 씨랑 통화하는 걸 들었는지 붙들고 놔주질 않아서 많이 마시게 됐어요”
“기다리는 여자가 있는 남자를 안 놓아주는 나쁜 친구들이네요”
찬영이 웃으며 제 몸 위에 있는 그녀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다.
“술 마시고 와서 산하 씨 힘들게 했을까 봐 걱정했어요”
“많이 기다렸었나 봐요?”
그의 말에 산하가 작게 웃었다.
“아니라고는 못하는데, 약속을 내가 못 지켰으니 아쉽다는 말도 못하겠네요”
많이 아쉬운 표정으로 찬영이 답을 했다.
“오랜만에 술 많이 마셔서 속 안 좋을 텐데 씻고 나와서 해장해요”
“약속 안 지킨 애인 해장국도 준비해주고 고마워요”
찬영이 웃으며 이마에 입맞춤을 해주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안방 욕실로 향하자 산하는 닫혀있던 커튼을 모두 거두고 창문 열어 환기를 시켰다. 찬영이 씻는 동안 갈아 입을 옷을 가져다 침대 위에 놓아둔 산하는 서둘러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주방으로 향했다.
이 글은 제가 창작한 이야기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재미있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