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HAS May 11. 2023

지극한 사랑을


*****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친 찬영과 산하는 소파에서 티브이를 보면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산하는 조심스럽게 어제 부모님을 만나 뵌 일을 이야기했다. 제가 바빠지면서 준서가 부모님 댁에서 같이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인사도 드리지 않는 것이 마음 불편해 자신이 먼저 연락하고 찾아 뵌 거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 

찬영은 저 없이 부모님을 만난 산하에게 불편하지는 않았는지 걱정을 먼저 해 주었고, 산하는 두 분 모두 기분 좋게 맞아 주셨고 불편한 질문이나 말은 하지 않으셨다고 말해 주었다.


“나 때문에 애들까지 신경 쓰느라 친구들도 못 만났는데, 찬영씨도 개인시간은 가져야죠”


산하는 자신이 바쁘게 일하는 동안 찬영이 평일과 주말 모두 개인 시간을 갖지 않고 온전히 아이들을 위해 쓴 걸 알기에 오히려 자신이 미안해했다. 


“부모님이 산하 씨에 대해서 무척이나 궁금해 하셨는데 만나게 돼서 엄청 좋아하셨겠어요”

“찬영씨가 말해 주는 게 없어서 궁금하셨다는 말씀은 하셨어요”


찬영이 웃으며 산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준서랑 진서도 좋아했겠네요”

“오랜만에 같이 저녁을 먹어서 그런지 많이 좋아했어요. 어머님이 신경을 많이 써 주셨어요”

“어머니한테 감사하다고 해야겠네요”


산하는 환하게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다.


“다른 말씀은 없으셨어요?”

“음.. 결혼은 언제쯤 할 건지 물어 보셨어요”

“처음 만나는 날 결혼 얘기를 하실 줄은 몰랐는데”

“계획이 있는지 정도만 물어보셨어요. 

제가 바빠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못했다고 말씀 드렸어요”


산하는 부모님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되도록이면 숨기지 않고 찬영에게 전했고, 양가 부모님들께서는 이미 만나셨다는 이야기도 했다. 저가 놀란 것처럼 찬영도 처음에는 다소 놀라기는 했지만 준서가 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기에 부모님들께서 만나시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산하는 결혼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먼저 얘기를 꺼냈다. 


“찬영씨는 우리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가 만남을 시작할 때 말했지만 나는 산하 씨랑 꼭 결혼 하고 싶어요. 산하 씨는 이제 결혼에 대해서 긍정적이에요?”

“찬영씨랑은 해도 좋을 거 같아요. 찬영씨가 말 한대로 당신이라면 후회 안 할거 같아요”


자신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그녀를 안아 제 다리 위에 앉히고는 부드럽게 얼굴을 만지면서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결혼하겠다고 결심해줘서 고마워요”


저와 결혼을 결심해준 그녀를 찬영은 제 품에 꼭 안고 몸을 부드럽게 쓸어 내리면서 그녀 입술에 제 입술을 내려 부드러운 입맞춤으로 고마움을 진하게 표현했다. 

산하는 제 몸을 훑어 내리는 은밀한 손길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점점 농밀하게 밀고 들어오는 짙은 입맞춤에 간헐적으로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짧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자신들이 함께 할 방향을 정한 두 사람은 짧지만 짙은 스킨십으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다.


오랜만에 과음을 한 찬영도 힘든 일을 끝내고 두 달 만에 완전하고 편안한 주말을 맞은 산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더운 날씨에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편안하고 시원한 집안에서 쉬는 것을 선택했다. 

암막 커튼을 치고 불을 끄니 영화관 같은 분위기가 났다. 


찬영은 산하를 품에 안은 채 소파에 누워서 지구를 구하고 있는 히어로를 보고 있었다.


“찬영 씨 자고 있을 때 핸드폰으로 어머니께서 전화하셨어요. 아침까지 연락이 없어서 걱정돼서 하셨나 봐요”

“지금 보고 있는 거 끝나면 전화할게요”


긴 머리카락을 쓸어 내리면서 목덜미를 지분거리며 찬영이 말했다. 영화를 보다 잠이 든 산하를 본 찬영은 그녀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 팔로 잡은 후 조용히 일어나 잠든 그녀를 안아 들고 안방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 주었다. 

거실로 다시 나온 찬영은 티브이를 전원을 끄고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예요”

_“어제 술 많이 마신 거야?”

“좀 마셨어요”

_“많이 마셨으면 네 집으로 가서 잘 것이지 산하 힘들게 뭐 하러 거길 갔어”


찬영은 어머니 잔소리를 못 들은 척했다. 


“애들은요?”

_“서재에서 아버지랑 같이 있어”

“이따 저녁에 들를게요”

_“뭐 하러, 산하도 오랜만에 푹 쉬게 그냥 둬”


어제 만났다고 하더니 부르는 호칭이 무척이나 자연스러웠다. 


“그럼 내일 아침 먹고 갈게요”

_“알았어”


어머니와 통화를 마친 찬영은 핸드폰을 무음으로 바꾸고 주방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안방으로 들어가 산하 옆에 몸을 뉘었다. 잠든 산하 옆에서 같이 잠을 자던 찬영은 한 시가 넘어 일어났지만 어제 자신 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 잤는지 산하는 아직도 깊게 잠들어 있었다. 


조금 더 자게 이불을 덮어주고는 주방으로 나와 핸드폰을 들어 식당을 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_“어제 잘 들어갔냐?”

“잘 들어왔어”

_“어제 많이 마시던데 목소리 쌩쌩한 거 들으니 윤찬영 아직 살아있네”

“뭘 새삼스럽게”


찬영이 피식 웃었다.


_“토요일 오후에 어쩐 일이야?”

“저녁 예약 좀 하려고”

_“언제 올 건데?”

“다섯 시쯤 도착하도록 할게”

_“산하 씨랑 오는 거야?”

“그래”

_“알았다. 기다리고 있을게”


통화를 마친 찬영은 자고 있는 산하를 깨우기 위해 안방으로 향했다. 

에어컨을 틀지 않아 더웠는지 이마와 얼굴이 살짝 땀에 젖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안방 욕실에서 수건을 가지고 나와 젖은 머리카락을 조심해서 닦아내고는 잠들어 있는 그녀를 깨웠다. 


“산하씨, 이제 일어나요”

“으.. 응..”


일어나는 것이 아쉬운 듯 작게 콧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이자 찬영이 얼굴을 부드럽게 만졌다. 

산하는 자신을 만지는 손길에 천천히 눈을 떴다. 


“아.. 몇 시예요?”

“십분 만 있으면 두 시예요. 친구 식당에 예약했는데 점심 겸 저녁은 거기 가서 먹어요. 괜찮죠?”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산하는 머리를 끄덕여 보이고는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몇 시까지 가야 돼요?”

“다섯 시요. 준비할 시간 제외하고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요”


말을 마친 그는 제 입술을 내려 그녀 입술을 한껏 물었다.

산하를 생각해 부드럽게 시작된 입맞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입술과 혀와 호흡이 섞이고 얇은 종이 조차 들어가지 못할 만큼 둘의 몸이 맞닿았다. 


뜨거운 여름 햇볕이 비추는 안방에는 서로 입술을 탐하는 녹진하고 질척한 소리와 낮게 흩어지는 가뿐 호흡소리만이 울렸다. 짙고 녹진한 입맞춤이 길게 이어지자 산하 입에서 달뜬 숨이 흐르면서 찬영 귓가를 뜨겁게 달구자 그녀를 오랫동안 기다렸던 몸이 빠르게 달아 올랐다. 

오랜 기다림 뒤에 갖게 된 둘만의 시간을 짧게 끝내길 원하지 않은 찬영은 저를 대신해 그녀에게만은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지극한 사랑을 주었다. 


*****

예약을 하고 찬영과 함께 방문하는 날이기 때문에 산하는 아담한 키와 몸 라인을 적절히 살려 주는 화이트 크롭 재킷과 머메드 라인 원피스로 활동하기에도 편하고 갖춰 입은 느낌이 나는 스타일을 선택했다. 

아침을 먹고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아침까지도 까칠해 보였던 얼굴이 한결 좋아 보였다. 


“오늘도 아주 예뻐요” 


산하가 환하게 미소를 띠고는 입술에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예쁘다고 해줘서 고마워, 찬영 씨는 오늘도 멋있어요”


서로에게 아낌없이 칭찬을 한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외출에 나섰다. 


찬영을 기다리고 있던 친구는 주차장에 들어서는 차를 확인하고는 두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 주방을 나섰다. 


“산하씨 어서 오세요”


찬영과 손을 잡고 있던 산하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안쪽 룸 비워 놨으니까 그쪽으로 가자”


찬영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산하와 같이 친구를 따라 룸으로 향했다. 

조용한 룸으로 들어서자 산하를 친구에게 정식으로 소개했다. 


“나랑 결혼할 서산하씨. 여기는 고등학교 친구이자 여기 사장이면서 셰프 박해영이에요”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서 반가워요. 산하씨”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보내주신 음식은 맛있게 잘 먹었어요”

“어제는 너무 늦게 보내서 죄송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일찍 보낼게요”

“일찍은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술을 조금만 먹여서 보내 주시면 더 좋을 거 같아요”


산하가 하는 말을 듣던 찬영이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의자에 앉혀 주고 자신도 옆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해영은 산하에 부탁에 웃으면 찬영 건너편 자리에 앉으며 산하와 찬영을 살펴보았다. 


“우리 둘 다 점심을 안 먹어서 식사 바로 내줘”

“그럴게. 찬영이가 운전을 해야 돼서 와인 대신 따뜻한 차 한 잔 먼저 내줄게요”

“나는 안 줘도 되고 산하씨는 와인 마실 수 있게 준비해 줘”

“알았어. 산하 씨 찬영이랑 얘기하고 있어요. 식사 금방 나올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제가 창작한 이야기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재미있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전 19화 기다리게해서 미안해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