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받은 카네이션

by SAHAS





가장 시급한 문제를 정리한 찬영은 현재까지 진행된 내용에 대해 보고하기 위해 대표이사실에 있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직원들 덕분에 첫 보고를 예상보다 일찍 받게 된 대표님은 찬영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전략팀 하고 기획팀 직원들이 팀장을 닮아서 그런가 다들 능력이 좋은가 봐.

서두른다고 해도 첫 보고에 이틀 정도는 걸릴 줄 알았는데 몇 시간 만에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될 줄은 예상 못했는데..."


"디테일하게 정리하려면 말씀하신 데로 하루 이틀은 더 걸릴 겁니다. 기획팀은 김지은 팀장이 직원들을 잘 가르친 것 같습니다. 상품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들을 팀원 모두 알고 있어서 디자인팀 업무 파악을 빨리 끝냈습니다"


"팀장 능력도 중요하지만 같이 일하는 직원들 자세도 중요한 거지.

전략팀이나 기획팀에 능력 있는 직원들이 많은 것 같아서 내가 마음이 놓이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기는 하지만 두 팀 모두 앞으로 잘 지켜봐야겠어"


앞으로 진행될 사항들에 대해 대표님과 잠시간 더 대화를 나눈 후 찬영은 자리로 돌아왔다.

내일 오전에 조직 개편과 함께 공지될 인사이동 건을 인사팀장과 마무리한 후 대표이사 비서실로 올려 보내고는 잠시 쉬기 위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연휴 동안 충전한 기운이 오늘 하루 일하면서 다 빠져나간 듯이 피로가 몰려와 잠시 눈을 감고 쉬는데 메시지 알림 진동이 울렸다. 핸드폰을 열어 확인하니 예쁜 카네이션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이 남겨져 있었다.


[오늘이 어버이날이에요. 직접 드리지 못해서 사진으로 대신 보내요. 준서]


예쁜 카네이션 사진과 준서의 짧은 편지를 읽으면서 찬영의 얼굴에는 기쁘고 행복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한참 동안 문자를 보던 찬영은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준서야, 아저씨야"


"알아요. 번호 저장해놨어요"


"알아도 인사 먼저 해야지"


"아. 안녕하세요"


"오늘 하루 종일 정신없이 바쁘다 잠깐 쉬는 중에 준서가 보낸 문자 봤어. 카네이션은 직접 만든 거야?"


"네, 어린이집에서 만든 거예요.

엄마한테는 어제저녁에 드렸는데 아저씨는 드릴 수가 없어서 사진으로 보냈어요"


"고마워, 아저씨 생각하고 사진까지 보내 줘서.

카네이션 만든 거 엄마한테 보내 주면 내일 아저씨 받을 수 있는데"


"아아, 그러면 엄마한테 아저씨한테 전해달라고 할게요.

아저씨 덕분에 제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어린이날이었어요. 감사해서 드리는 거예요"


"아저씨도 준서 덕분에 가장 재미있고 행복한 연휴를 보냈어. 앞으로도 매년 가장 재미있는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도록 해 줄게"


"...."


"준서야! 오늘 문자 보내줘서 정말 고마워. 앞으로도 자주 연락해 알았지?"


"네.. 아저씨 일해야 하니까 이제 끊을게요. 안녕히 계세요"


"그래, 또 연락해"


어른이 되어 처음 받아 본 카네이션으로 준서와 통화를 마친 찬영은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사라지면서 설레고 행복한 감정이 느껴졌다. 진서가 준서만큼 자라서 이런 사랑스러운 행동을 할 때는 어떤 감정이 들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기획팀은 갑자기 터진 일 폭탄으로 바쁜 와중에 출장을 가야 할지 의논을 하고 있었다.


"생산 체크 출장은 그대로 진행하고 시장조사 출장은 인원만 조정해서 그냥 가는 게 좋을 듯한데 서 대리 생각은 어때?"


"신상품은 첫 생산이기도 하고 완성된 샘플들도 체크도 해야 하는데 저희가 일정을 미루면 생산 중에 문제 있어도 그냥 출하될 거예요. 국내도 아니고 해외 생산이니까 전쟁 아닌 이상 무조건 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에요. 이번 출장은 전략팀도 같이 가야 되는 거 아닐까요?"


"그렇지, 현지 생산처 상황도 제대로 확인을 해야 되기는 하지.

희수 씨, 김선호 과장한테 연락해서 본부장님 시간 되는지 확인 좀 해 줘요"


"팀장님, 이러면 당분간 기획팀이랑 전략팀 사무실을 합쳐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저희 회의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매번 이렇게 연락해서 만나야 하면 업무 능률이 안 날 거 같아요"


"본부장님 한테 얘기해 볼게요"


기획팀 직원들은 출장 관련 미팅 내용들을 정리해서 김지은 팀장에게 전달했다.


"출장자 대표로 서 대리하고 김 주임도 같이 올라가요"


"네"


"팀장님, 본부장님 지금 인사 팀장님하고 회의 중이시라고 5시 넘어야 회의 가능하시다고 해요"


전략팀에 윤 본부장 스케줄을 확인한 희수가 회의 가능한 시간을 전달해 주었다.


"알겠어요, 서 대리 김선호 과장한테 우리 여섯 시에 올라간다고 연락해놔요"


"알겠습니다"




전략팀 사무실을 찾은 기획팀 직원들은 본부장님 통화 중이라는 김선호 과장 말에 찬영의 사무실 밖에서 대기 중이었다. 세 번째 찬영의 사무실을 찾은 김지은 팀장은 팀원들 말대로 사무실을 합쳐야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사이 사무실 문이 열리면서 찬영이 나오자 다 같이 회의실로 이동해 늦은 회의를 시작하였다.


"기획팀에서 회의 요청하셨으니까 먼저 말씀하세요"


산하가 기획팀에서 출장 일정에 대해 브리핑했다.


"저희 팀이 오월 해외 출장이 두 건이 잡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음 시즌 신상품 첫 생산이라 현장 확인이 필요하고 다다음 시즌 최종 샘플 및 추가 샘플들도 확인해야 하는 출장입니다. 일정은 기존에 정해진 날짜 그대로 진행하는데 현지 생산처 현황과 정확한 현지 상황 파악을 위 해서 전략팀에서도 같이 동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시장조사 및 페어 방문 출장입니다. 3박 5일 일정으로 더 타이트하게 잡을 수 없을 만큼 타이트하게 잡은 거라 일정 변동 없이 그대로 진행해도 될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기획팀 오월 일정이 엄청 타이트하네요.

우선, 국내 생산이 문제가 된 만큼 해외 생산처도 실제 방문해서 모든 생산처를 방문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건 중요합니다. 이번 출장에 정영호 대리가 동행하도록 하고 기획팀 담당자분은 전략팀 정호영 대리와 해당 사항 공유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시장 조사 및 페어 방문 출장은 누가 예정되어 있습니까?"


"저와 서산하 대리, 이희수 사원 이렇게 세 명이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서 인원 변동은 필요할 듯합니다"


"음.. 김지은 팀장하고 서산하 대리 동반 출장은 안 될 것 같습니다. 두 분 중 한 분만 가는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 기획팀 직원분들이 각자 담당 업무를 잘하고 계시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팀장이랑 최고 선임 둘 다 해외로 나가는 건 국내 업무 리스크가 클 것 같습니다"


"TFT는 언제부터 진행될까요?"


"업무가 시작되는 건 다음 주부터라고 생각하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 디자인팀 업무 파악 완료하셔서 다음 주부터는 문제없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해 주셔야 합니다"


"본부장님, 기획팀 하고 전략팀이 업무를 공유해야 될 부분들이 많은데 위아래층에서 따로 일하고 있으니까 업무 능률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당분간 한 곳에서 업무 진행 안 될까요?"


김지석 주임이 사무실 통합을 요청하고 김지은 팀장도 지원 사격한다.


"저도 동의해요. 저 오늘 십사층에 세 번째 올라왔습니다. 저는 보고 형식이니까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직원들은 업무 소통에 문제가 발생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전략팀이 십 삼층으로 내려가는 게 맞기는 하지만 이 건은 생각을 좀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오늘 안건은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찬영은 첫 야근을 하는 직원들을 위해 김선호 과장에게 식사 주문하도록 카드를 건네주었다.





기획팀 직원들은 사무실로 돌아와 출정 일정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해외 생산처 출장은 처음 계획대로 김지석 주임과 김민석 사원이 출장을 가기로 하고, 시장 조사는 현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가는 게 맞다는 팀장의 판단으로 산하와 이희수 사원이 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전략팀 직원들은 갑자기 생긴 해외 출장으로 팀원 간 업무 조율을 진행하며 기획팀 일정에 맞추는 중이다.


찬영은 전략팀과 기획팀 업무를 보조할 인턴을 뽑으라고 인사팀에 지시한 후 국내 생산처 파일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생산처 선정 기준이나 관리 기준이 중구난방으로 되어 있어 본사 가이드라인을 먼저 만드는 것이 급 선무인 듯했다.


대표님이 조직 개편을 단행한 가장 큰 이유가 이렇게 알게 모르게 생긴 작은 구멍들을 모두 찾아내기 위함 일 것이다.



월요일부터 야근을 하지만 하루 종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 전략팀과 기획팀은 십삼층 회의실에서 찬영이 주문해 준 도시락을 먹으면서 휴식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찬영은 김지은 팀장과 자신의 사무실에서 저녁을 먹는데 지은이 밥을 먹으면서 콧김을 뿜어내고 있는 중이다.


"직장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남이 싼 똥 내가 치우는 건데... 우리가 지금 그걸 하네.."


"밥 먹는데 그런 말을 하고 싶어"


"은유적 표현인데 뭘 그렇게 정색을 하고 그래. 그리고 이 표현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어디 있어!"


"그래도 오늘 하루에 세 사람 자리가 공석인데 별문제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야"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아서 문제지. 생산 쪽은 손댈 거 많지?"


"자료 받아 보니까 예상보다 더 관리가 안되고 있었어.

대표님도 믿고 맡기시고는 제대로 확인을 안 하셨나 보더라고..."


"그러게, 원래 아는 놈들이 뒤통수 더 많이 친다고 딱 그런 상황이네.

더 커지기 전에 알게 됐으니 잘 수습하면 돼지. 직원들이 고생을 해서 그렇지"


지은의 말에 찬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식사를 이어 갔다.




아홉 시가 넘어 열 시가 되어가는 회사 건물에는 전략팀과 기획팀 사무실만 불이 켜져 있었다.


찬영은 오늘 중으로 마무리해야 일들을 끝내고 내일 있을 생산팀과 디자인팀 직원들과 회의를 위해 보던 서류를 정리했다. 자신이 퇴근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철야까지 할 기세여서 먼저 일어났다.


"저 퇴근하니까 여러분들도 모두 퇴근하세요.

앞으로 야근 많이 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너무 힘들게 하면 금방 지쳐요. 다들 어서 정리하고 퇴근하세요"


찬영은 김선호 과장을 불러 팀원들 택시 불러서 태워 보내라고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찬영은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넨 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기획팀 직원들도 모두 야근에 동참했는지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야근 중이다.


찬영은 기획팀 문을 두드렸다.


"열 시가 다 됐는데 이제 팀원들 퇴근시키시죠 김지은 팀장님!"


"어, 벌써 그렇게 됐어요? 전략팀 직원들도 야근해서 퇴근시키려고 내려오셨나 봐요.

그럼 우리도 업무 정리하고 퇴근하죠. 본부장님이 퇴근하라고 말씀하시니까"


"앞으로 야근할 날이 넘치는데 처음부터 너무 빡세게 하지들 마요.

그러다 금방 지치면 서로 힘들어지니까"


"하하하, 본부장님 저희 일 오래오래 많이 시키려고 그러시나 봐요"


막내 희수가 찬영의 말에 장단을 맞춰 주었다.


김지은 팀장이 먼저 퇴근 준비를 마치고는 산하를 불렀다.


"서 대리 얼른 정리해 우리가 빨리 나가야 팀원들이 퇴근을 하지"


산하는 서둘러 정리를 마치고 가방을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다들 고생했어요, 먼저 갈게요 내일 봐요"


"네, 대리님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팀장님이랑 본부장님도 안녕히 가세요"



세 사람은 직원들을 뒤로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찬영이 산하의 손을 잡아 자신 옆에 세우는 모습을 본 지은은 처음 보는 장면에 웃음을 흘렸다.


"본부장님 너무 대놓고 내려오는 거 아니에요?"


"기획팀 직원들 다 알잖아. 너무 아닌 척하는 것도 직원들 보기에 우스워"


"그렇긴 하지. 근데 전략팀 직원들도 알아?"


"글쎄, 김선호 과장은 아는 거 같기는 해"


"김선호 과장이 본부장님이랑 오 년째 같이 일하는 거지?"


"어"


"그럼 눈치챌만 하지, 김 과장이 눈치가 좀 빠르더라고"


"네가 왜 우리 팀 과장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알아?"


"본부장님이 몰라서 그러는데 김선호 과장 회사에서 꽤 유명해.

미혼 남자 중에 여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찬영과 김지은 팀장이 이야기하는 동안 엘리베이터가 지하 일층에 도착했다.

김지은 팀장은 찬영과 산하에게 인사를 건네고 자신의 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 글은 제가 창작한 이야기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재미있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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