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복통-스페인여행기11

<11>메론향 후카와 월간 피바다

by 평양이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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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메론향 후카와 월간 피바다


이자벨이 차려주는 거한 아침을 먹고 우리는 스페인 광장으로 떠났다.

가는 길에 우린 강을 건넜다.

한국에 있을 때도 동과 나는 건대 호수, 한강을 자주 찾았는데

스페인에서 강을 마주하니 새로웠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부르며 걸어갔다.


사람이 손으로 빚은 타일들이 온 광장을 메우고, 사람들은 배를 타고, 집시들은 춤을 추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하루 종일 앉아서 바라보고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사실 점심때 감바스에 있던 작은 고추를 먹고 속에서 불이 났는데

거의 울며 불며 집에 돌아가는 길에 뽕은 빼야겠다며 향한 광장이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광장에서 난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하는 그 어떤 것도 아~~~무 것도 아니란 것에 무력감을 느꼈다.

그리고 나선 아~~~~무 것도 아닌 내가 해야 하는 졸업전시도 아~~~~~~~무 것도 아니니까

‘아~~~~~~~뭐 어때 난 아무것도 아닌걸~~~~~~’이렇게 삼단 변화를 거쳤고,

쓸데없이 자신감이 생겼다.

난 아무것도 아닌 존재니까 어떻게 하던 난 아무 문제 없고, 그 어떤 것도 날 흠집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라는 먼지에 흠집이 나 봤자 아~~~~무 것도 안 보이고, 아무 일도 아니라고 느꼈다.

그래도 되는지 모르지만 그런 요상한 마음이 들었다.


아! 그리고 두 번째 위기가 닥쳤다.

눈이 계속 아픈 건 첫 번째 위기, 숙소 잘못 예약해서 갈 곳이 없어진 건 위기도 아니고,

카드 비밀번호 3번 넘게 틀려서 못쓸뻔한 것도 웃어넘기고,

또 날짜를 착각해서 당장 잘 곳이 없어진 것도 웃어넘기고 정말 큰일!


피임약을 잃어버렸다. 월간 피바다가 시작되면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지는 나이기에 꼭 필요한 중요한 약이었는데

다가올 생리와, 그에 따른 체력 방전, 기분의 저하가 너무 걱정되었다.

아픈 나 때문에 동이 덜 행복한 여행을 보내는 게 싫었다.

아파서 동이 가보고 싶은 델 못 가거나, 바다에 못 들어가거나,

혹은 이런저런 내 기분을 신경 쓸 동이 그려져 걱정이 되었다.


동은

“괘안타 괘안타~방법이 있을끼다”

하는데 그 말을 듣고

“이왕 벌어진 일 어쩔 수 없지”


하면서 분위기 좋은 강변의 라운지바에서 술로 걱정을 씻어내렸다.

동은 내 기분을 들뜨게 해주려 후카까지 주문해서 메론후카를 피웠다.

후카는 늘 궁금했는데 별거 없었다.

그냥 용가리가 된것 같았다. 코로 킁킁 입으로 헝헝 메론향 연기만 나왔다.

사람들이용가리 체험하는데 이만한 돈을 낸다고? 싶었다.


아! 깜빡하고 소개하지 못한 이자벨의 집 친구 ‘니콜’

니콜은 미국에서 온 친구이다.

스페인의 요리를 배우며 이자벨의 집에서 머물고 있다.

니콜은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사람이었다.

약을 잃어버렸을 때도, 동이가 핸드폰을 잃어버렸을 때도

“괜찮아! 모든 일이 잘 될 거야 걱정하지 마” 이렇게 안아주었는데,

신기하게도 니콜이 말 하는 대로 행복하게 잘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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