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간호사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애플 TV에서 방영 중인 영화의 리뷰를 보게 되었다.
사건의 시작은 허리케인 카타리나가 미국의 뉴 올레드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고.
병원 측은 허리케인 때면 항상 해왔던 것처럼 같은 동내의 피난민을 받았고.
의료진들은 의료장비들이 준비되어 있는 병원에서 대기하며 환자들을 돌보고 매뉴얼대로 대응해나갔다.
하지만 문제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강의 수량의 증가였고.
강을 막고 있던 방벽이 무너지면서 마을로 대량의 강물이 흘러들어 오게 되었다.
마을은 물에 잠겨 전력공급이 차단되었고.
병원에 있던 사람들은 대량의 중증환자들과 일반인들을 감당해야 한 체 고립되어버렸다.
그 여파로 병원에 고립된 환자들과 의료진들의 5일간의 극적인 상황 속에서 정부의 지원 부재와 열약한 환경에서 버텨야만 했고.
눈앞에서 중증환자들이 죽어가며 점차 상황은 극적으로 치닫게 된다.
그 극정인 상황에서 당시 병원에 책임자들이 실행한 '중증환자들의 안락사는 과연 정당한 것인가?'라는 게 영화가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당시 상황을 잘 묘사한 내용으로 보아 차근차근 짚어나가다 보면 안락사를 하게 되는 과정까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우리는 알 수 있게 된다.
당시 고립된 시민들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구조해야 했을 정부의 부재.
중환자들이 겪는 고통과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의료진들의 절망감.
역대 최대의 기온, 태풍이 지나간 후 습도.
당사자가 아니었으면 알지 못하는 그 당시에 공포와 절망감.
중환자의 안락사와 대비되는 일반인들이 같이 데리고 온 애완동물들의 안락사.
밝혀지는 진실과 그 후 미디어로 퍼져나가는 여러 의혹들.
수사관들의 동기부여가 된 안타까운 이야기.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과 그 뒷 배경.
안락사를 결정하고 실행하게 된 간호사의 이야기 등.
너무나도 많은 정보들이 우리에게 주어지며 만약 우리가 판사였다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거는 단 한 가지 더욱 많은 정보가 주어질수록 나는 더욱더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보고 듣고 기록할 뿐.
누가 잘못되었는지, 누가 옳은지, 왜 그래야만 했는지, 우리는 그때 당시 당사자가 아니기에 진지하게 잘잘못을 따질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락사를 선택한 간호사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단순히 나의 호기심이다 만약 내가 이런 질문을 했을 때 과연 무슨 답변을 내놓을까 나는 궁금하다.
'만약 당신이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다시 그 상황 속에 돌아간다면 똑같이 중환자들을 안락사시켰을 겁니까?' '후회하지 않습니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그 상황에서 포기를 선택한 당신을.'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습니까?'
'당신의 선택에 만족합니까?'
주저 없이 만족한다고 답한다면 최선이었을 것이고.
만약 답변에 주저한다면 자신만이 알고 있는 죄책감이 옥죄어 오겠지.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사자의 감정은 무뎌질 것이다.
두 번 다시 인생에 오지 않을 찰나의 시간을.
극단적인 상황이 우리를 시험할 때, 그 또한 감사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함에.
누군가는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할, 진정으로 자신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이런 일확천금의 기회에.
그만 포기해버리고 마는 인간의 나약함에 나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한 번밖에 오지 않는 우리의 인생이기에 죽음의 순간이 진정으로 오기 전까지 그에 투쟁해야 한다.
단 한 줌의 희망이 없어도 그 공허에 잠식되지 않고.
노력함에 있어서 그 모습은 숭고하고 아름답기에.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된다.
마지막 숨을 내뱉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