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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imming Sep 23. 2024

나를 기르는 법 14_기칠운삼

짧은 글 모음

1. 기칠운삼

사람들은 운칠기삼이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합니다. 그런데 전 기칠운삼같이 느껴져요. 기운이라는 것이 행동과 분위기를 만들고 그 행동으로 운까지 따라오는 것 같거든요. 개개인의 역량은 뛰어난 스포츠 팀이라도 연패 상황 속에서는 기운이라는 것이 작용해 연패를 끊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이와는 반대로 언더독의 반란도 있습니다. 약체로 평가받던 팀들이 연승을 하더니 우승까지 하는 경우도 있죠. 이런 걸 보면, 기칠운삼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억텐이 찐텐을 만든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겁니다’라는 말도 있죠. 억지라도 좋은 기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시간의 상대성

시간은 상대성을 가지고 있죠, 처음에는 시간이 절대적인 수치 같이 느껴졌어요.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고 1시간은 60분, 1분은 60초로 통용되는 게 시간이니까요. 그래서 하루는 어딜 가나 24시간으로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크면서 시간의 상대성에 대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물리학에서 말하는 상대성 이론은 제가 말하고자 하는 시간의 상대성과는 관련이 없을 거예요. 그냥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도 누군가는 아직 그 시간, 그 공간에 멈춰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이미 지나간 일을 다 잊어버린 사람도 있겠지만, 제가 어떻게 그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냐에 따라서 전 과거 시간 속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어요. 시간이 강처럼 흐르는 게 아니라, 시간이 사진처럼 찍혀서 모두 그 시간을 흘려보냈을지라도 전 사진이 찍힌 시점처럼 그 시간에 혼자 머물러 있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이미 잊힌 기억, 계절일지라도 저에게는 방금 전 기억처럼 생생하고 아련할 수 있어요. 전 사람들이 어떤 기억을 가지고 가냐에 따라 시간을 상대적으로 느끼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게 시간과 관계를 맺는 것이겠죠?


3. 기억과 망각

누군가는 순간의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처음의 기억이 더더욱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저는 현재에 충실히 살려고 하는 편인데, 이 현재의 나는 과거의 기억들이 모여진 것이어서 또다시 과거로 회귀하고는 합니다.

또 기억은 상대적이라 같은 과거여도 각자 다르게 기억되곤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기억도 못할 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기억이 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가끔 기억은 참 잔인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기억과 종종 같이 논의되는 것은 망각입니다. 인간이 신에게 받은 축복은 망각이라는 말도 있죠. 모든 걸 기억하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어쩌면 인간은 기억과 망각의 합작으로 살아가는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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