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손님 길안내하기>
조금 일찍 출근해서 이전 근무자와 교대를 하고 커피 한잔 마시러 정수기가 있는 탕비실에 다녀왔다.
근무중에만 마시는 믹스커피 한잔을 머그컵에 담아 들고오는데, ‘새 한마리가 유리에 머리를 박고있다’는 얘기를 듣고 커피를 책상에 두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로 나갔다. 근무중에는 외부의 다양한 요인들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가 워낙 많기에 상황이 발생한 것을 인지한 이후부터 그 장소로 이동하기까지 짧은 순간에 약간의 긴장과 우려 섞인 마음이 교차한다.
기다란 통로 중간 중간에 나있는 크고 동그란 창문들, 그 한가운데에서 비둘기 한마리를 발견했다. 유리창 너머 파란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멧비둘기의 뒷모습, 그리고 그 세상으로 나아가려고 힘차게 뛰어서 날개짓하지만 유리에 머리를 부딪쳐서 자꾸만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우산을 이용해 통로로 유인하면 되지 않을까 고민하는 동안에도 비둘기는 푸드덕 날아오르기를 몇 번 더 반복했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 모습을 무관심하게 또는 관심있게 보았다.
그러다가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서인지 비둘기는 잠시 뒤로 물러나더니 통로 한쪽으로 앞을 보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아, 이제 됐다! 하는 안도의 찰나에 비둘기는 다음에 보이는 창을 향해 방향을 틀더니 또 다시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창에 머리를 부딪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우산으로 유인했다가는 출구까지 남은 모든 창문마다 머리를 부딪칠 상황이었다. 더 이상 망설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든 순간 사회복무요원의 장갑을 낀 손에 비둘기가 들렸다. 그렇게 비둘기는 건물 밖까지 무사히 이동되어 파란 하늘 초록 나무 사이로 날아갔다. 그리고 나는 비둘기가 날아간 자리에 떨어진 깃털들을 한참동안 내려다 보았다.
“선우씨는 새를 어떻게 잡았어요?” 20대 어린 친구가 새를 서슴 없이 잡았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졌던 나는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물었다.
“어렸을 때 새를 키웠었어요.”
아,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예뻐서 고민하다가 이 말을 했다. 살아보니 착한 사람, 악한 사람이라고 정해진 하늘의 뜻이 있는건 아니라는걸 알기에 망설인 말이었지만, 동물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라면 그럴 가치가 너무나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이 말을 꼭 해주고싶었다.
“선우씨 좋은 일 했으니까, 좋은 일 생길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