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도서관에서 한지공예를 배우고 있다. 처음에 신청할 때는 체험비도 있고 으레 생각했던 그 한지공예려니 싶어서 망설여졌었다. 막상 수업이 시작되어 참여를 해보니 내가 생각하던 그 한지공예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비대면으로 접했던 한지공예는 공예랄 것도 없이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단계였던 것이다.
오늘 3회차 수업이였는데 한지뜨기 체험과 줌치한지 만들기를 했다. 한지뜨기는 직접 해 본 경험은 없고 예전에 아이들이 체험하는 것을 본 것도 같은데 확실하진 않다. 한지는 닥나무나 삼지닥나무 껍질을 원료로 하여 뜬다고 한다. 때문에 닥종이라고도 불리고 한지 또는 백지라고도 한단다. 닥나무 내피만을 이용해서 닥물을 만드는 데 이 과정이 손이 오래간다고 들었다. 강사님이 퀴즈를 냈는데 정답이 백 번이라는 소리에 다들 “우아!”하고 탄성을 질렀다.
오늘은 이 닥물을 이용해서 한지뜨기를 하는 체험이였다. 지통 위에 종이를 만들 크기의 발틀을 건 다음 종이물을 걸러서 뜨면 되는데 처음 해보는 거라서 쉽지 않았다. 틀 위에 섬유질을 고르게 올려서 스펀지로 물을 빼주고 그 위에 회양목 나뭇가지를 올려서 꾸밈을 했다. 이렇게 해서 한 장은 두꺼운 한지를 만들고 이어서 앞에 만든 것보다 얇은 한지를 만들었다. 얇은 한지는 종이물을 얇게 떠야 하는데 그래도 한 번 해보니 어렵진 않았다. 물을 뺀 한지는 말려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한 장의 종이가 완성이 된다. 다음 주에 이 완성된 종이에 필사를 한단다. 두 장의 한지뜨기를 하고 줌치한지도 한 장 만들어 두었다. 줌치한지는 수업 첫 날에 두 장을 만들어봤는데 그때는 팔도 아프고 어깨도 아파서 참 어려운 과정이구나 싶었는데 여러 번 해보니 이것도 할 만 했다. 줌치한지 장인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예전에는 체험하면 아이들 체험만 생각해서 엄마는 뒤로 빠져있고 아이들만 체험하게 했는데 오늘 한지뜨기 체험을 해보니 재미있었다. 다음에 혹시 한지뜨기 체험을 할 기회가 있다면 한 번 해봤다고 아이들 옆에서 열심히 훈수를 뜨고 있지 않을까? 우리 전통문화인 한지의 매력에 빠져드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