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_06

타인의 견해

by 나침반
타인의 태도에 대한 이런 관심은 일반적으로 널리 퍼진 광기 또는 선천적인 광기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행동할 때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의 견해에 늘 신경을 쓴다. 되짚어 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염려하고 불안을 느낀 것의 절반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상처받고 병적으로 민감한 모든 자존심의 밑바닥에는, 또한 뽐내고 뻐기는 태도뿐만 아니라 모든 허영과 허세의 밑바닥에도 그런 걱정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우려와 병적 집착이 없다면 사치가 지금의 10분의 1로 줄어들지도 모른다.





광기. 타인의 견해를 중요시해 끊임없이 그것에 신경 쓰는 비합리적인 행동. 우리는 왜 타인의 견해를 중요시하고 그것에 신경을 쓰면서 굳이 하지도 않아도 될 일을 하며 비합리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한 개체이기 때문인 것 같다. 사회 안에서 다른 개체와 다르게 비추어지면 사회적으로 따돌림을 당하거나 심하게는 매장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보통 자신과 비슷한 무리에게 끌려하고 자신과 다르다고 인식이 되면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어떠한 이는 자신보다 잘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자신의 위치까지 끌어내리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타인의 시선, 견해' 이것이 왜 그렇게까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일까?


이것이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의 이러한 본성 때문에 법을 지키고 나쁘다 생각되는 일을 하지 않도록 막는 좋은 효과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본능이 좋게만 발현되는 게 아니라 나쁘게도 발현되기 때문에 쇼펜하우어가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써낸 게 아닐까?


타인과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서 본인을 꾸며내는 것. 허영과 허세를 얘기하고 있다. 나도 허영과 허세가 있다. 남들보다 낮아 보이거나 못해 보이지 않기 위해서 애써 노력하는 것이다. 나의 시간과 노력을 그리고 돈을 쏟아내어 남들처럼 보이게 하는 것. 요즘 SNS를 보면 이러한 상황이 여실 없이 드러난다. 허세와 허영 그리고 욕망에 가득 찬 사진들과 글귀들. 보고 있으면 머리가 아파온다. 그래서 나는 SNS를 하지 않는다. 그게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다.


어쨌든, 이 또한 '나'라는 주체가 중심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 것 같다. 나 스스로가 떳떳하고 중심을 잘 잡고 있으면 부수적으로 나를 더 꾸며나지 않아도 내 스스로가 나일 수 있으니 허영 또한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을까? 오늘도 나는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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