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짧은 연재를 마치며

다음 연재를 위하여

by 그레이스웬디

나는 15화 이상의 연재는 불가한가 보다. 아니면 애초에 마음을 그렇게 먹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목차를 다 정해두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연재 같은 경우는 그날그날 소소한 즐거움을 일부러라도 찾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목차를 완성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어떤 즐거움이 있을지 알지 못하므로.

겨우 14화까지 이어갔지만, 진짜 말 그대로 짜내야만 했다. 이것이 즐거움이다 생각하고 억지로 마음을 바꾸는 연습을 했던 것 같다. 즐거운 일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늘 하던 일이었던 것들인데 굳이 굉장히 즐거운 일이라고 주문을 외우며 글을 썼더니 사실 진이 좀 빠진다.


14일 동안 매일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하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은 '나의 하루는 정말로 평범하구나'였다. 이렇게까지 평범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예전엔 평범하다 느꼈어도 이렇게까지인 줄은 정말 몰랐다. 평범하다고 느끼기보다는 매우 지루하다고 생각했었다. 지루한 것과 평범한 건 큰 차이가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어렵더라던 엄마의 말이 생각난다.

그래, 평범한 건 좋은 거야. 아주 커다란 고민도 없고 걱정도 없고, 할 일도 있고, 아프지도 않고....

글을 써보며 직시하게 되니 나의 하루는 무척 평화롭다는 것, 그 어렵다는 평범을 살고 있다는 것. 그렇게 치면 누군가에겐 굉장히 부러운 존재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심심한 나의 하루를 무척 아끼게 한다.

평범하다고 멈춰있는 것은 아니다. 그 평범함이 있기에 매일 성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책을 하루 종일 읽을 수 있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집에서 시간 제약 없이 일을 하며 돈도 벌 수 있고, 그러면서 나는 매일 성장할 수 있고.

만약 내가 정말 상황이 변해서 어디 나가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만일 내가 아파서 일상생활 자체가 다 바뀌어버린다면, 만약 부모님들 중 누군가가 병치레를 해서 내가 간호를 해야 한다면, 만약 우리 식구 중 누구라도 아파 내가 매달려있어야 한다면. 그렇게 된다면 나는 평범한 삶뿐만 아니라 성장할 기회도 줄어들 테니까.


아~쓰고 보니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정말 감사할 일이구나 생각이 든다.

쓰는 동안은 짜내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결국은 내가 알아차렸구나. 내 삶이 결코 무료하고 따분하고 재미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렇게 즐거움을 억지로 찾으며 감사함을 더 크게 가질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이번 연재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 비록 매일 올리는 연재는 아니었어도 나에게 주 4회 연재는 나름 힘든 거였다.

조금 더 힘을 내 매일 연재할 수 있는 주제를 찾으러 이 연재는 여기서 마치도록 한다.

읽어주신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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