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쟁이, 껌딱지 라떼

하루 두 번 시작되는 사랑

by 진주

아지

아지

강아지

우리 집 강아지, 라떼

아침 공기는 늘 어제와 같지만, 라떼에겐 언제나 새롭다.

 잠에서 덜 깬 얼굴로 동네 작은 공원에 나서면, 반짝이는 백발의 할머니가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고, 속옷 바람의 할아버지는 화단 앞에서 체조를 한다.

이 동네의 고정 멤버들. 매일 보는 분들이지만, 라떼는 단 한 번도 익숙한 척을 하지 않는다. 밤새 바뀐 공원 냄새를 하나하나 들이마시며, 마치 오늘 처음 온 것처럼 코를 바닥에 박고 다닌다. 호기심은 늘 새것이고, 익숙함엔 결코 안주하지 않는다.

할머니가 반갑게 다가오며 말씀하신다.

 “어머, 강아지 참 예쁘다~”

 그러면 라떼는 앞발을 거두고, 뒷걸음질을 치며 ‘컹!’ 짖는다. 마치 “지금은 냄새 맡는 중이거든요.” 하고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관심엔 무뚝뚝하면서도 세상의 변화엔 한없이 민감한 아이. 그렇게 하루는 시작된다. 묘하게 낯선, 그리고 너무 익숙한 아침.

출근 후, 긴 시간의 헤어짐이 지나고 문을 열면 하루의 또 다른 절정이 기다린다. 라떼는 폭발하듯 달려와 꼬리로 소리부터 낸다. 가늘고 긴 다리로 미친 듯이 왔다 갔다 하며 눈빛은 번쩍, ‘드디어 왔어요!’ 온몸으로 나를 반긴다.

나는 신발도 벗기 전, 현관 앞에 앉아 그 애정 세례를 감당한다.

 “라떼야, 엄마 옷 갈아입어야지.”

 그러면 라떼는 마법처럼 내 무릎에서 툭 내려와 얌전히 옆에 앉는다. 나는 방으로, 라떼는 공놀이 모드로.

덜그럭, 데굴데굴, 퉁. 공을 굴리고, 이내 입에 물고는 흔든다. 목이 끊어질 것처럼 좌우로 휙휙, 그 작은 공 하나를 혼내는 중인가 보다. 콱— 깨물고는 훌쩍 튕겨내고 또 쫓아간다. 혼자 놀기의 달인. 나는 옷을 갈아입으며 피식 웃는다.

저녁 식사 후, “산책 가자!”

 귀는 쫑긋, 눈은 번쩍. 현관 앞에 가지런히 앉아 눈으로 말한다. ‘준비됐어요.’ 바람 냄새, 지나가는 그림자, 오토바이 소리에도 세상은 늘 새롭다

라떼는 매일 처음처럼 감탄하고, 작은 발로 껑충, 긴 다리로 달리며 낯선 것들을 껴안는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면 “라떼야, 이 닦자.” 욕조 위로 폴짝 올라가 자리를 잡는다. 치카치카, 귀도 닦고, 발도 닦는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눈으로 다시 묻는다. ‘준비됐어요?’ 작은 습관이 우리 사이의 신뢰로 쌓여간다.

매일 세수하고 이 닦는 깨끗한 강아지, 라떼. 그리고 마무리는 늘 그 장난이다.

 “라떼 방귀 뀌었지?”

 “킁킁킁—”

 내가 놀리면 라떼는 으르렁, 하얀 이를 드러내며 윗입술을 씰룩인다. 억울하다는 듯, ‘나 아니에요!’라는 눈빛을 던진다.

나는 라떼를 약 올리는 게 재미있고, 그 말에 덥석 반응하는 라떼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다. 나는 귀엽다 생각하지만, 라떼는 좀 억울한가 보다.

방구쟁이, 껌딱지. 내 곁을 지키는 작은 생명. 그의 하루가 나의 하루에 웃음과 따뜻함을 더한다. 그리고 조용히, 내 오늘을 토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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