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치는 내가 지킨다

자꾸만 나를 깎아내리고 있다면

by 임경미


언젠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신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라고 생각해요?”


질문을 받고 한참 고민하다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다.

질문의 의도가 무엇이었을까. 물어보지 않았으니 생각은 거기서 멈췄고, 그가 내 대답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도 모른 채 우리는 다른 것으로 화제를 전환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 뒤 어떤 대화가 이어졌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 다시 저 질문이 나를 찾아온 건 뚜렷이 기억난다. 나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라?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같은 질문을 하고 싶다. 당신의 가치는 어느 정도입니까.

어떤 대답이 나올까? 누군가는 (적어도 내 기준에는) 터무니없이 작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고, 누군가는 큰 금액이지만 특정 숫자를 이야기할 것이고, 누군가는 그런 것을 측정할 수 없다는 답을 할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든 자유겠지만,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때 모르겠다고 대답한 내 마음속에는 이런 의문이 자리잡고 있었다.


‘정말 나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사람의 생각, 마음, 벌어들이는 수입, 아직 빛을 보진 못했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 존재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은 값을 매길 수 없고, 정량화하지 못하기에 나의 가치를 돈으로 매길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성립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봐도(그러니까 앞으로의 내 전망이나 꿈을 이룰 현실 가능성, 현재 상황 등을 고려해 냉정히 분석해봐도, 그래서 그 예상값이 천문학적인 수치가 아니어도) 존재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쪽에 마음이 더 기운다.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가치를 알 수 없으며, 가치를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또 너무도 쉽게 이 사실을 망각하고 산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부정하고, 스스로 부정한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으려 노력한다. 능력 있음을 드러내려 하고, 사랑받으려 하고, 인정받으려는 노력. 이런 노력들이 무너질 때, 사람들이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고,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온갖 화려한 것들로 치장을 하거나 능력 밖의 노력을 쏟는다.


잠시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정말 이런 것들로 나의 가치가 올라갈까? 온갖 화려한 것들로 나를 치장한다고 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남들로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나를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고 혹은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해준다고 해서 나의 가치가 올라갈까?

내가 예쁘고 잘났으면, 부자이면, 인기가 많으면, 명예를 가지고 있으면 내 가치는 높은 것일까.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의 가치는 낮은 것일까.

나의 가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 혹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평판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나의 가치는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수많은 부와 명예를 누리며 타인의 인정을 받는 사람도 스스로를 하찮게 생각하면 그 정도밖에 될 수 없는 것이고, 가진 것 없어도,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해도 스스로 귀하게 여기면 나의 가치는 높아진다.


나의 가치는 상대의 가치를 깎아내린다고 해서 올라가지도 않는다. 바꿔 말하면 상대가 나를 욕하고 비난했다고 해서,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나의 가치가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 나의 가치는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낮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낮아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 험담을 했다고 불같이 화를 낼 필요도 없고, 모욕감을 느꼈다고 자존감에 상처를 받을 필요도 없다.


우리는 모두 매우 소중한 존재이다. 세상에 유일무이한 나는 그 이유만으로 함부로 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오직 자신의 존재 가치를 믿고 알아주는 사람에게만 효과가 있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해보자. 누가 뭐라 해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나를 의심하지 않고, 나를 우선으로 하는 태도. 그것이 나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지 않는 것이다.


나를 존중하자. 나를 깎아내리지 말자.

지금의 나를 인정해주자.

나를 함부로 대하는 관계가 있다면 거리를 두자.

그것이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나를 대하는 방식이다.



(이미지 출처: by John Hain from 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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