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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횡 May 06. 2024

그래서 퇴사를 했다면(1)

고심 끝에 퇴사를 결정하고 마침내 퇴사하는 날이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 


누군가 나에게 퇴사를 한 모든 사람들에게 딱 한마디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할 건지 물어본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꼭 성공하십시오'


너무 당연한 말인가? 아니 너무 무서운 말인가? 모든 퇴사자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퇴사를 하게 되면 원하든 원치 않든 기이한 역할(?)을 맡게 된다. 왜 기이한 역할이냐고?


성공하면 희망 실패하면 반면교사이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니고 싶어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느 직장이든 다들 마음 한구석에 사직서 한 장씩은 품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누군가 정말 회사를 나간다면? 궁금해진다. '나가도 괜찮나?'란 생각도 들고 약간의 대리만족도 조금은 느낀다. 그리고 이왕 나간다면 성공하길 바란다. 그래야 내가 여길 나가도 나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생각보다 크다. 사람을 조금은 더 담대하게 만들어 준달까? 안 좋은 쪽으로 작용을 할 수도 있지만 자신감을 가져서 나쁠 것은 없지 않은가. 실제로 친구가 퇴사할 때 들었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제발 성공해라 그러면 나도 퇴사하게'


반대로 실패한다면 어떨까? 이것도 남아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아 그때 안 나가고 버티길 잘했다.' '그래 여긴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야' 등등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그래서 퇴사자는 기이한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희망이거나 반면교사가 되니 말이다. 그러니 성공해라. 희망도 반면교사도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나쁠게 전혀 없지 않은가. 내 성공도 내 실패도 결국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성공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이렇게 얘기를 했지만 나도, 위에 제발 성공하라는 말을 들은 친구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백수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누군가의 반면교사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다음에는 좀 더 구체적인 얘기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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