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퇴사하기로 마음을 먹고 퇴사 날짜까지 확정이 되었다. 퇴사 날까지 이제 약 한 달. 남은 회사 생활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답은 간단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열심히 퇴사날까지 일하면 된다. 최소한 나는 그랬다.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굳이 내가 안 해도 되는 일들도 맡아서 하거나 주말에도 나와 일했던 적도 있다. 굳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맞다 사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그 당시에는 '어차피 이제 곧 일 안 하는데 그전에 좀 더 하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다. 단 일을 맡을 때, 그 일이 길어져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야 하는 일들은 그래도 최대한 피했다. 괜히 내가 이것저것 맡고 있다 퇴사해 버리면 혼란만 가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수인계는 특히 신경 써서 해주는 게 좋다. 내 경우에는 퇴사하고 거의 1년도 더 지나서 내 후임자였던 사람에게 연락이 와 한번 봤었는데 이때 욕먹었다. 변명을 해보자면 사실 나도 맡은 지 얼마 안 된 일이라 잘 몰랐고 후임자 결정이 늦어져서 인수인계 해줄 시간이 좀 부족했다. 그래도 얼굴 볼 정도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 않았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또한 약간은 다른 얘기 일 수도 있지만 최소한 퇴사가 확정되고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안 순간부터는 회사욕을 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 전에는 내 회사 내가 욕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이때부터는 외인(外人)이기에 느낌이 전혀 다르다. 정말 친해서 이런 주제로 자주 대화를 했던 사람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그리고 퇴사 이유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볼 텐데 여기서도 이 회사 안 좋아서 나간다는 말은 하지 말길 바란다. 실제 이유가 그렇다고 해도 그냥 해보고 싶은 게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넘기기를 추천한다. 입장이 달라진 만큼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위에 주저리주저리 적었는데 결국 핵심은 마지막까지 좋은 인상을 남기라는 것이다. 퇴사하는 이유들이 정말 다양하기에 회사와 정말 안 좋은 일로 그만두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최소한 나쁜 인상은 주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나와서 자기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결국은 다른 회사로 들어가기 위해 구직활동을 하게 될 것인데, 이렇게 되면 전에 내가 있던 회사와 동종업계로 가게 될 확률이 높다. 회사를 다니며 무언가 준비하지 않은 이상 남은 것은 경력뿐이고 그 경력을 살리려면 동종업계뿐이 없지 않은가. 우리나라 굉장히 좁다. 언제 어떤 형태로 전 직장 사람과 마주할지 모른다는 얘기이다. 약간 극단적인(?) 예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서 함께 일하다가 퇴사한 분이 있는데 최근에 다시 그 회사에 들어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람일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다.
여기까지가 퇴사 전 과정이었다. 다음부터는 퇴사 이후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현재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들에 대해서도 적을 기회가 있을 텐데 조금 우울할 수도 있다. 다음 글에서도 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