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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횡 Apr 15. 2024

왜 퇴사를 하려고 하는가?(3)

앞선 글에서 친구들의 예시만을 들고 글을 마무리했었다. 근데 예시를 보면 퇴사를 원하지만 하지 않은 친구들의 예시를 적었다. 물론 주변에 정말 일이 힘들어서, 아니면 일하다가 생긴 안 좋은 일 때문에 그만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왜 다른 친구들의 예를 들었을까?


한번 생각해 보자.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나갈 수는 없다. 수입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버는 돈만큼 쓰는 돈이 있기 때문에 당장에 수입이 사라지면 매우 곤란한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 모아둔 돈이 있고 또 당연히 퇴사를 한다면 지금보다 지출을 줄이리라 마음먹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계가 있고 그 한계가 오기 전까지 새직장을(꼭 직장이 아니더라도 수입이 생길 만한 무언가를) 구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퇴사=구직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고민이 생긴다. 여기를 나가면 무슨 일을 해야 하지? 이걸 결정하는 게 정말 어렵다. 먼저 새 직장 탐색을 위한 몇 가지 기준을 세울 것이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수입면에서 전 직장과 비슷하거나 나을 것, 그리고 최소한 주말은 출근하지 않거나 야근이 적을 것 등이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당연하게도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직장은 찾기가 정말 힘들다. 그리고 혹시나 있다고 하더라고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 이렇게 말하면 좀 그럴 수 있지만 괜히 지금 그 직장을 다니는 게 아니다. 지금 직장도 들어가기 위해 꽤나 노력하지 않았던가?(최소한 나나 내 친구들의 경우에는 그랬다.) 거기다 경력이 있으니 아예 다른 일을 하기도 쉽지 않다. 동종 업계의 더 좋은 직장을 가볼까도 하지만 그럴 거면 퇴사를 하기보다는 다니면서 이직을 준비하는 게 낫다. 공무원이나 전문직 시험 등도 생각해 보지만 적어도 2년의 시간은 수입이 없을 것을 각오해야 하며 그나마 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결국은 포기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퇴사를 했다고 하자. 다음 직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 퇴사를 해 버린다면 문제가 조금 더 커질 수 있다. '내가 퇴사까지 했는데!'라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자라나기 때문이다. 웬만한 직장이나 직업을 봐도 '이 정도 가려고 내가 퇴사한 건 아니지'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거기에 더해 취업하기 전과는 달리 너무나도 아는 게 많아졌기에, 나나 내 주변 지인들의 직장에 대한 각종 정보와 지식들이 마음 정하는 것을 더욱더욱 방해한다. 결정을 못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게 단순히 목표를 정하지 못해서 문제가 아니라 뒤에서 또 언급을 하겠지만 목표 없음과 그동안 스스로 고생했다는 생각이 더해져 생활패턴을 박살내고 악순환의 고리를 완성하게 된다. 


괜히 예시 속 친구들이 직장을 계속 다니는 게 아니다. 그리고 막상 좋다고 했던 회사에 가게 돼도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어떨지 모르는 일이기에 정말 원해서 가는 게 아닌 이상 쉽지 않다. 참고로 두 번째 친구의 경우 자신이 겪었던 세 직장 중 첫 번째 직장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친구 퇴사 이후 기업 실적이 갑자기 엄청 늘어서 더 그런 것도 있다.) 


지금 직장이 힘들어서 퇴사를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 그리고 최소한 나가서 어떻게 할지 뭘 할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차분히 한번 세워보자.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고 중요한 일이기에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 보라는 얘기이다. 직장이 힘들어서 그만둔 지인의 근황을 얘기하자면 한 명은 외국으로 취직해서 나갔으며(지금은 적응이 된 것 같은데 초반에 힘들어했고 확실히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다.), 다른 한 명은 전 직장과는 다른 종류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건 아예 직종을 바꿔서 그런 것도 있는데 그래도 전 직장보다는 낫다고 하긴 했다.


이 주제에 대해 더 쓸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 혹시 생각이 난다면 차후 써보기로 하고 다음 글에서는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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