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꽃, 초롱꽃(Canterbery Bell, 7월 10일, 11월 21일 탄생화, 꽃말: 감사, 성실)
(출처:꽃나무 애기 Band)
신장내과에서는 큰누나의 혈액검사 결과에서 신장과 사구체 여과율 수치가 '좋아져서'가 아닌, 회복이 가능하지 않아 50%의 기능을 유지하는 나쁜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고 수개월 동안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환자 예약을 일반진료로 권하곤 한다.
미세한 혈액검사 수치 변화가 위험한 건강상태로 번질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환자 본인의지와 무관하게 매번 담당의가 바뀌는 일반진료로 떠넘기는 일은 통상적인 병원시스템이라 할지라도 위험했다. 적어도 응급상황으로 내몰리곤 했던 큰누나 경우에는.
명의라 불리는 여의사는 1주일마다 검사에서 2~3주마다의 검사로 바뀐 신장병 환자인 누나의 혈액검사 수치가 자신이 관찰한 3개월 동안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누나의 다음 진료예약을 일반 진료로 밀어냈다. 후배라는 동네 협진병원장의 명함도 건넸다.
이후 새로 만난 일반의의 첫 번째 진료에서 앞선 처방 되풀이는 즉시 큰누나의 고칼슘혈증을 초래하고 응급병동 급성신부전증 일주일 입원을 초래했다. 칼슘 수치를 조절하고 사구체 여과율이 진정되어 퇴원을 한 직후 예약된 외래진료는 작은 누나의 친구들이 추천한 신장내과 전문의들 중 선한 인상의 전문의를 선택했다.
이후 한동안 큰누나의 혈액검사 결과는 사구체 여과율도, 이온화 칼슘 수치를 포함한 칼슘 수치도 안정적임을 나타냈다. 그리고 병원의 일반적인 원칙대로 두 번째 전문의도 1~2주에서 1~2개월 간격으로 큰누나의 외래진료가 유지되자 일반진료로 밀어냈다.
간호사실을 통해서 누나 엄마가 상황을 설명했음에도 담당의사의 의견대로 다음 진료는 일반진료로 진행되고, 1,2회 외래진료 의사가 매번 바뀌었다. 결국 새로 예약된 환자의 검사결과표에 대한 일반진료 담당자의 이해 부족은 이미 만성신부전 환자인 누나의 추가적인 급성신부전 입원을 되풀이하게 만들었다.
일반진료 의사가 확인한 혈액검사 결과에서 큰누나의 칼슘 변화와 신장기능 수치가 고칼슘혈증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변화를 보여도 그 수치는 평균 수치의 상위에 속하는 것쯤으로 해독할 뿐, 그 변화 방향을 읽지 못한 일반진료는 큰누나의 건강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하곤 했다. 그리고 12, 때론 14를 기록한 칼슘 수치의 반복은 누나네를 지치게 했다.
'손발이 저리면 칼슘을 한 알 더 섭취하는 등 환자가 적당히 조절하세요'를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 영문도 모르는 부갑상샘의 기능 부재로 저 칼슘 혈증과 고칼슘 혈증의 부작용을 번갈아 고약하게 겪은 환자와 가족은 혈액검사 없이 얼마 동안 임의 조절할 수 있을지 난감하다. 허용된 약간의 융통성조차도 주저하게 된다.
감기도 아니고 이미 만성신부전 수첩을 부여한 환자를 번번이 추가적인 급성신부전으로 입원하게 만든 그들의 원칙이란 게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일까? 의료인이 아닌 큰누나와 누나 엄마가 이런 상황을 누구에게 설명해서 해결을 해야 한다는 것인지...
혈액검사에 나타난 칼슘 수치가 평균 범위에 있어 보였다 할지라도 그동안 지속되어온 8에서 갑자기 9.4로 상승된 칼슘 수치는 칼슘의 이상 상승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임을 인지해야 했지만, 일반진료 의사는 첫 번째 외래진료에서 앞서 전문의 교수의 처방을 그대로 반복했다.
"어, 왜 올라갔지?" 하는 의문도 없이
칼슘 수치가 높아진 걸 보고 아마도 '드디어 건강해졌군' 했을지도...
환자가 회복하게 되면 전문의는 일반의에게 환자를 보내야 다른 새로운 환자를 받을 수 있음은 학교에서 연말에 기존 아동들의 학년이 바뀌고, 새로 입학 신입생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게다. 큰누나는 부 감상샘 전체 상실을 빚은 갑상선 전절제 수술 후유증과 복약 처방 중복 그리고 일반진료의의 통상적인 앵무새 처방전으로 인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환자가 되었다.
누나 엄마는 주변의 의료소송 제안을 흘려듣고, 오직 잡념 없이 수술 직후 예상치 못하게 발생했던 누나의 어려움 치료에 집중하고자 노력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 급한 건 아니니까. 행여 남은 행운마저 흐트러지지 않게 보다 병원 치료에 전념해서 회복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누나의 상태가 호전된 다음, 반복되는 위험에 분노를 누르며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 누나 엄마는 자신의 정서안정을 위해서 수술 후 3년 이내에 착수해야 한다는 의료소송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일일이 환자와 보호자가 판단해야 하는 이 불편함을 누군가가 맡아준다면 불안함을 덜 수 있겠다는 생각, 그리고 '엄마가 세상에 없는 날에도 큰누나가 현재와 같이 끊임없이 병원 치료를 받는 과정에 대한 책임을 병원에게 물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반을 둔 결정이다.
마음이 아픈 사람은 귀를 빌려주는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 엄마는 누나의 병원에서의 반복된 위험상황에 대해 기록해온 일기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누나의 수술과 진료 기록지, 약 처방전, 입원과 응급실 치료 관련 서류, 혈액 검사 결과지, 엄마가 정리한 요약본 들을 면담 변호사 중 가장 성실한 인상의 변호사에게 제공했다.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한 의료소송이 가능은 할까? 누나 아빠는 지극히 비경제적이고 시간낭비라는 의견을 지녔지만 자신의 생각은 마음에 담아둔 채, 엄마의 정신건강을 위해 막막한 시간과 적지 않은 비용의 지출에 동의했다. 서류를 건네주고 돌아온 날부터 엄마의 지독했던 편두통과 소화불량이 잦아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