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면서
주민센터에 대기표를 뽑고 앉았다. 병원, 조리원까지 늘 아내와 아이가 함께 있었는데, 오랜만에 갖는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처음 군대 훈련을 마치고 난 후 탔던 지하철을 탔을 때 너무 잘 아는 공간이지만 낯설었다. 특별한 일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느끼는 이질적 익숙함.
'띵똥'
금방 순서가 왔다. 서류를 작성했고, 직원은 컴퓨터에 입력하기 시작했다. 한 동안 그 앞에서 대기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내가 적은 글자가 내 아이의 이름이 되는구나'
'누군가의 주민등록번호를 내가 발급받다니'
'우리 아이의 주민등록번호는 번호부터 다르구나'
다시금 부모가 되었음을 실감했다. 출생신고는 꽤 특별했고, 감상에 젖어들었다. 아쉬운 건 오직 나만 그랬다. 상막한 주민센터에서 누구 하나 공감해주지 않았다. 출생신고를 하며 느끼는 내 감정을 아이에게 전달해 주고 싶었다.
문득 부모님은 어땠을까 궁금했다.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렸던 부모님은 어떤 모습으로 출생신고를 했을까? 나처럼 상기되어 있었을까? 담담했을까? 정신없었을까? 아마 꼼꼼하게 무엇 하나 빼먹지 않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엄마가 왔을까? 아빠가 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