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열면 보이는 것들, 그늘에서 살려면

by 물냉이

사는게 쉽지 않다


혹시 하면서도 이번에는 집값이 떨어진다는 말을 믿었었다. 그래서 빚을 얻어 집을 옮기는 일을 하지 않았는데 결과는 이전 보다 더 큰 배신감과 허탈감을 느낄 뿐이다. 나도 이렇게 어려운데 이제막 사회로 나온 청년들의 고통과 어려움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큰 나무들이 빽빽한 숲에 서는 작은 풀들 뿐만아니라 나무들도 살기가 쉽지 않다. 이미 크게 자랄대로 자란 나무들이 다른 나무들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숲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햇빛이다. 햇빛을 봐야 광합성을 하고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광합성을 할 수없다는 것은 곧 생존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도 모두들 노력한다


식물들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다. 모수(母樹)를 잘 만나 별걱정 없이 자라는 나무들도 있지만, 대 부분은 자신에 태어난 곳에서 최선을 다해 산다. 그늘이 많은 곳이면 햇빛을 쫓아 몸을 햇빛 쪽으로 자라게하기도 하고, 양분이 없는 곳이면 양분이 많은 곳을 찾아 뿌리를 뻗기도 한다. 가만히 앉아 "아이고 나 죽었네" 하는 식물은 그리 많지 않다. 정말 지독히 않좋은 환경이라면 아예 싹을 틔우지 않고 다음을 기약한다. 그게 바로 '종자은행'이다.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한다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후회만 하며 살지 않는 식물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숲의 가장자리에 자리 잡거나, 다른 식물을 타고 오르기도 한다. 큰 나무들이 잎을 내기전 꽃을 피워 다음해를 빠르게 준비하기도 한다.

떡갈후박, 황목련, 일본목련, 왕후박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일본목련은 키가 20m까지 자라는 식물로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산림에서 자주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귀화식물이다. 이 나무의 생존전략은 잎을 크게 만드는 것이다. 잎이 크면 음지에 있어도 효과적으로 광합성을 할 수 있다. 이미 나무들이 자리잡은 숲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면 독특한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일본후박은 잎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그 전략인 것이다. 잎을 크게 만드는 것은 가을이 되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하기 전에 우선 잎을 크게 만드는데 에너지를 써야 한다. 남들 보다 더 많이 일을 해야 하지만 잎이 자라면 그만큼 광합성량도 많아져 여유가 생기게 된다.

일본후박나무의 방식이 모두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식물들은 자신에게 맞는 생존전략이 무엇인가를 찾는게 중요하다. 내가 가진 장점, 내가 처한 상황을 잘 판단하고, 나만의 방식을 찾아 나서는 것, 오늘 일본후박나무에게서 배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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