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열면 보이는 것들, 벼랑 끝에서

by 물냉이

금산군은 인삼과 추부깻잎으로 유명한 곳이다. 공주에 속했다 전라북도로 행정구역이 바뀌었으며 1963년 충청남도로 변경되었다. 제원면의 길가엔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 싸고 있는 작은 연못 하나가 있는데 역참의 말들을 씻긴 곳이라 해 세마지(洗馬池)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세마지옆 바위 끝에서는 느티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그 모습이 보는 이들의 안스러운 마음을 자아내게 한다. 느티나무의 원줄기는 벼락을 맞았 는지 나무의 아랫 둥치가 껍질만 남아 있고 그 껍질은 둥글게 휘어져 있는데 위쪽의 줄기가 죽지 않고 가지를 뻗어 자라고 있었다.

느티나무가 터를 잡은 곳은 토심이 얕은 바위 위로 재해를 당하지 않았다해도 살기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 그래도 느티나무는 열악한 환경에서 잘 자라 주었고 몸이 망가진 지금도 옆으로 맹아를 내고 잘 살고 있다. 목소리는 들을 후 없어도 절대 쓰러지지 않겠다고, 가진것 없어도 끊질긴 생명력으로 버텨 보겠다고 말하는 느티나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살다보면 어떻게 살아왔는가도 중요하지만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걸 깨닫게 된다. 금산 제원면의 길가에서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 사는 느티나무는 이시대 영웅의 또다른 모습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조금 열면 보이는 것들, 힘을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