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열면 보이는 것들, 오매 감물 들것네

by 물냉이


오매 단풍 들것네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 '오매 단풍 들것네'


골목을 돌아 나오는 아침. 아직 잎이 푸른 감나무 가지 사이로 주홍으로 물든 감이 눈에 들어온다. 문득 김영랑의 시 '오매 단풍 들것네'가 지폐를 넣은 자판기안 음료수 캔처럼 '툭' 떨어진다. 기후 온난화로 세상이 뜨거워졌다해도 아직 계절은 철마다 옷을 갈아입고 있다. 온대기후의 나라에 산다는 건 사철 한계절만 있는 나라에 사는 것 보다 좋은 일이다.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삶은 얼마나 지루한 것일까. 때가되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계절의 변화는 우리를 철들게 한다. 철없이 인생을 보낼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한 것이라 하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철이 변하면 옷을 갈아 입고, 추위나 더위에 대응 할 수 있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는게 세상의 이치일 것이다.

기후 온난화라는 현시대의 고민거리는 우리나라도 철없이 더운 곳으로 만들 것이다. 사철 따뜻한 나라가 된다면야 그나마 다행인데, 요즘의 기후를 보면 아주 춥거나 아주 더운 급변하는 날씨가 지배하는 세상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지금보다 더 살기 어려워지기 전에 우리의 생활을 고쳐 온난화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 과생산, 과소비, 과배출의 습관은 기후 온난화를 가속화 한다. 너고 나고 환경을 위해 조금 줄이고, 아끼며, 함부로 버리지 않는 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럼 나는 요즘들어 갑자기 부풀어 오르는 배를 꺼트릴 겸 줄이는 습관을 먼져 가져야 겠다. 하늘이 무척이나 푸른 아침 외출길 골목에서 만난 감나무를 보다 배 줄일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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