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에서
가끔 생각해
내가 보내는 시간들이 얼마나
정당한가를
가지 끝에 꽃이 피고
나는 설움에 울다
다 마주하지 못하는 슬픔이라고
몇 숨만 잘 삼키면
염창 지나 노량진까지
제 잘난 맛에 꽃을 피우는 걸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얌전한 척 교양을 떨까
사는게 그런거야
기억하다 부족하면 쭈그려 앉아
열리고 닫히는 역들을 헤아리는 것
잘난체 하지 말자
세상의 끝에서 우리는 늘
지쳐 쓰러지는걸
지치지 말자
내가 너를 사랑한 만큼
꽃이 피거나 새가 울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