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촌에서
집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침 발라 놓은 듯 삭아 버리거나
찐 밥처럼 푸석 거리는 한 끼는
조금씩 마음을 갉아 외로움을 키운다
고슬 거리는 밥 한 공기, 뚝배기에 담긴
청국장과 슴슴한 나물 무침 같은 사람
세 번을 가야 한번 문을 여는 집에서 받은
따스한 순두부 상처럼 지친 여름
속을 덥혀주는 이와 매일을 살고 싶다
땡볕이 키우는 옥수수 고랑 옆에
감자꽃이 시들면 보슬거리는 삶은 감자에
열무김치 한보시기 놓아주는 정성으로
폭신 거리는 청춘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