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 . .에서 15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냉이 Feb 17. 2022

운봉에서

운봉에서


산이  잠에서  깨기 전

높은  곳에  눈이  쌓인다

계곡의  바람꽃들은

산의  눈물을  먹고  자란다

풀린  물에  발을  담그면

멍들어  파랗게  지친

개서어나무  하나둘  맥이  뛴다

흥보네 집 제비들  돌아올 날  

멀지만

햇볕  잘드는  양지녁 바위에  기댄

생강나무 꽃 봉오리 하늘  향하면

봄비 한번에  외투를  벗듯

가볍게  너를  맞이할  것을

산이  꽃을  피우기 전  

상고대 가득  음조  낮춘  바람이

행정리  골골을  쓸고  다닌다.






이전 14화 천마산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