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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 . .에서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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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Aug 08. 2023

도심역에서

도심역에서


10분 가까이 전차는 국수역에 머물러있다

먼저 보내야 할 열차가 늦는 것일까

어차피 열 시가 넘으면 도착한다는 걸 알지만

땅겨 본 웹툰처럼 사람 없는 플랫폼은 허전하다


귀뚜라미가 울고 모르는 걸그룹의 노래가

가늘게 들려온다

입추라더니

금방 단풍으로 물들고 찬바람에 어깨 접겠지만

지금은 덥다


정차하지 않는 열차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바라는 나이처럼 기다리는 열차는 느릿거린다

나는 우물쭈물 기차에 늦은 탓을 돌리고

남은 일거리는 다음으로 넘긴다


고등학생과 젊은 여성과 술 취한 아저씨와

고등학생과 고등학생이 에스컬레이터로

올라온다

취객은 큰 목소리로 기차를 타고 가는 내내

성가시게 할 것이다


도심이 아닌 도심역에서 5분 남짓 연착하는

열차를 기다린다

눈앞에서 놓친 열차는 30분을 기다리게 하고

그늘 없는 역사에 소똥하나 싸질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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