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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 . .에서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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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Apr 06. 2023

천마산에서

천마산에서


봄숲을  찾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노랑턱멧새 나뭇가지  끝에서  노래하면

나는  천천히 잔돌들이  울퉁거리는  

숲길을 걷는다

흙이  부드러워진 골짝에는  

계곡산개구리  흐르는  물에  알을  낳고

도롱뇽은 물속에서  하늘을  바라본다

신나무  가지에  푸른빛이  돌고

산벚꽃  화사한  하루

콧노래  흥얼거리며  햇빛  좋은

바위에  앉아  아무것이나  헤아린다

현호색, 너도바람꽃, 큰괭이밥, 금괭이눈

신갈나무 겨울눈 벗는  소리

고라니  봄순  뜯는  소리

야광나무  꽃 봉오리  부푸는  소리

멧돼지 지렁이  찾아  낙엽  뒤집는  소리

마음 급한  유혈목이  물을  찾다

화들짝  놀라고

숲을  찾은  아이들은  생강나무 새잎  같다

나도  덩달아  봄 숲에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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