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운봉에서
산이 잠에서 깨기 전
높은 곳에 눈이 쌓인다
계곡의 바람꽃들은
산의 눈물을 먹고 자란다
풀린 물에 발을 담그면
멍들어 파랗게 지친
개서어나무 하나둘 맥이 뛴다
흥보네 집 제비들 돌아올 날
멀지만
햇볕 잘드는 양지녁 바위에 기댄
생강나무 꽃 봉오리 하늘 향하면
봄비 한번에 외투를 벗듯
가볍게 너를 맞이할 것을
산이 꽃을 피우기 전
상고대 가득 음조 낮춘 바람이
행정리 골골을 쓸고 다닌다.
걷기여행자. 싱거우면서 쌉사름하고, 납작 깔리다 불처럼 일어서기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