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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신전에서
바람은 깊어
호구산 자락을 타고 내려와
늙은 나무 가지들을 흔들어 대다
석양이면 노을처럼 가지에 잠겨
숲 털머위 자리로 붉게 스며든다
그런가 보다
삶은 남파랑길 안내사인처럼
길모퉁이에서 끊임없이 나부끼다
저녁이 되면 된장찌개 자글거리는
식탁을 떠올리게 되는가 보다
겨울이 와도 시금치 밭에는
냉이가 꽃을 피우고
팔색조 속절없이 하루를 울다
남해 금산 노각나무 숲 찾아 가
그리움을 지우다
그리움에 묻혀 버리는 곳
신전
걷기여행자. 싱거우면서 쌉사름하고, 납작 깔리다 불처럼 일어서기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