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보여준 서비스

서비스 본질은 '일상'이다

by 계란말이

평소에도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다.
꼭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풀린다.
그래서 시간이 나면 종종 상점가나 대형마트를 돌아다니곤 한다.그날도 아이가 세 살이었을 무렵,

바람도 쏘일 겸 아이와 함께 대형마트에 갔다.

카트에 아이를 태우고 무빙워크를 지나 멋지게 진열된 진열장 앞으로 걸어가니,

나만큼이나 아이도 눈이 휘둥그레져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렸다.

집 앞 작은 편의점만 가도 손짓하며 자기를 안아 달라 보채던 아이였다.

2019년생이라 코로나 시기에 마음껏 외출하지 못했던 아이에게,

커다란 카트에 태워 마트를 구경하는 경험은 그야말로 세상 최고의 놀이였을 것이다.

아이를 태우고 매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모든 것이 새롭고 시긴해 하는 듯 했다.
세상은 아이에게 그저 신나고 재미있는 곳이었다.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했을 무렵이라 “맘마, 엄마” 정도만 하던 아이가

갑자기 무언가를 보며 몸을 돌려 큰 소리로 외쳤다.

“안 나나~ 안 나나~!”

장을 보느라 정신이 없던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때 옆에서 물건을 정리하던 점원이 다가와 말했다.

“바나나 찾는 것 같은데요?”

아차 싶어 과일 코너로 다시 가니, 아이는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안 나나~ 안 나나~!”

정말 바나나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아빠라는 말도 못 하는 아이가 바나나부터 말하다니, 순간 질투가 나면서도 웃음이 터졌다.

바나나 한 송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생각했다.
“나는 아이와 늘 함께 있는데, 오늘 처음 본 점원은 어떻게 아이의 말을 단번에 알아챘을까?”

곰곰이 떠올려 보니, 코로나 시기라 사람이 적은 시간에 방문했고, 첫 외출이라 긴장한 탓에 점원은 우리를 자연스럽게 주시하고 있었던 듯하다.
시각으로 얻은 정보와 청각, 그리고 경험을 더해 결론을 내린 것이다.

서비스도, 인간관계도 다르지 않다.
상대의 관심사에 집중하고, 여러 단서를 모아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작은 관심과 관찰이 쌓여서 좋은 관계를 만들고, 친절한 매장과 훌륭한 서비스를 완성한다.

아이가 바나나를 외치던 그날, 평범한 외출 속에서도 나는 서비스의 본질을 다시 배웠다.
일상 속 작은 관심만으로도,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에 대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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