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등, 혹을 문질렀다. 고단한 사막이 흘러 나왔다
낙타가 아름다운 것은 그의 어디엔가 오아시스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정착을 원했지만 그는 유목을 택했다. 평범한 삶 분해해 싣고 뼈를 묶어 등에 태웠다. 그러나 그의 오아시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의 몸에 아슬아슬 매달린 방황만 있을 뿐. 사막에 빛나는 달빛, 깊은 노동의 밤, 그는 누구를 위하여 메마른 행군을 하고 있었을까. 숨 쉴 때마다 그도 모르게 모래가 흘러나왔다
그가 남긴 마지막 발자국이 사라져 버렸다.
존재하지 않아서 아름다운, 아름다워서 갈증 나는,
어디로 흘러가 버린 걸까? 그는 신기루였을까?
메마른 추억들이 가루로 부서진다
그가 남겨두고 간 햇살과 내가 빚어내는 어둠 사이에서
균형을 잃었고, 그를 잊을 자신이 없고 그를 잊게 할 문장도 없다
당신 어디까지 갔나요?
아직도 등에 사막 싣고 행군하고 있나요?
귀 뜨고 눈 기울여 봐요. 내 목을 조이는 고삐 줄이 보이나요?
저 멀리서 유성이 아직도 비처럼 쏟아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