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모금 입술에 적실 땐, 이렇게 말할 순 있겠죠
‘탱자를 조심 하세요’
그러나 소주 한잔 꺾을 땐, 또 이런 말을 내 던질 수도 있죠
‘탱자를 까버리겠어요’
그래도 탱자를 만지작거리며 넌 탱자를 흠모하고 있다. 탱자의 생각과 탱자의 행동을 따라하며 탱자를 낭비하고 있다. 아니, 탱자와 함께 방황하고 있다. 그만큼 너는 탱자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탱자여, 둥글둥글한 네 순발력과 암팡진 속셈, 자잘한 귀…
탱자! 탱자! 하면서도 넌 거기에 숨고 탱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여보세요. 탱자씨!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예요. 숨도 안 쉬고 앞으로 나가는 것 밖에 모르는 탱자씨는 멈추는 의미가 뭔지는 압니다. 탱자씨는 파닥거리는 참새 보다 더 짹짹거리며 더 높이 날아간다는 것에 우쭐해하며 아래도 보지 않습니다
텃밭에는 울타리 넓히는 일이 거의 필사적이다. 순식간에 넓어지는 울타리, 뿌리가 정착하기 전 까닭 없이 훼손된 울타리의 구멍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외로운 뱁새 같은 가지에 가시가 돋는다
이 지상 마지막까지 넓히는 것이 울타리라면 나의 마지막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나는 당신의 그 넓은 울타리에 대해 항복합니다. 그러나 던질 수 없는 돌이 그 울타리를 향해 날아 간다면 난 그 돌을 막아야 할까요? 피해야 할까요?
우리들 일상인 탱자氏와 우리들 국경인 울타리君 사이에서
난 어떤 내용의 탱자를 따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