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베어 물면 입안에 고이는 빨강
너는 왜그래와 그만해를 섞은 비명
너는 돌려도 열리지 않는 고장 난 심장
너는 뒤집으면 올이 나가는 스타킹
너는 집에 가겠다고 일어서는 의자
너는 잠든 나를 자르는 가위
가위소리가 너무 선명해 날과 날을 서성거리지
너는 노랑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기증
너는 대답 대신 발톱을 그려 넣는 고양이
너는 설탕을 빼버리면 상해버리는 복숭아
너는 어제 죽은 낱말을 건져 올리는 핀셋
너는 문을 닫으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절벽
너는 마지막 주소를 지우는 지우개
지우고 나면 생겨나는 구멍들
너라는 동화를 나는 어떤 방식으로 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