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국민이 신뢰하는 정치적인 안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策問3, 정벌이냐 화친이냐?
왕이 외적을 대하는 방법은 ‘정벌’ 아니면 ‘화친’ 두 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같은 정벌이라도 흥하고 망한 차이가 있고, 같은 화친이라도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진 차이가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대개 정벌을 주장하는 사람은 화친하는 것을 나라의 모욕이라 여기고, 화친을 주장하는 사람은 정벌하는 것을 분쟁의 단서라고 여깁니다. 이 책문은 1568년, 선조 1년 증광회시에 나온 것입니다. 이 책문에 대해서 박광전(1526~1597)은 “정벌은 힘, 화친은 형세에 달려 있습니다”라는 <대책>을 제출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무력으로 나라가 융성해졌다는 것은, 힘을 헤아리는 원칙을 터득한 것입니다. 화친으로 나라가 안정되었다는 것은, 형세를 살피는 요령을 터득한 것입니다.
힘을 잘 헤아려 대처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이치가 생깁니다. 형세를 잘 살펴 대처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이치가 생깁니다. 형세를 잘 살펴 대처하면, 상대방은 반역하고 항거할 뜻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힘을 사용하건 형세를 이용하건 신중해야 합니다. 힘을 헤아리지 않고 함부로 군사를 동원하기만 하고, 형세를 살피지 않고 화친을 구걸하기만 한다면, 그 무력은 먼 오랑캐에까지 미칠 만한 것이 되지 못하고, 도리어 수많은 적의 침략을 유발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 화친은 먼 데 있는 사람들까지 회유하는 것이 되지 못하고, 도리어 적들의 오만한 모욕을 불러들이게 될 것입니다.
박광전은 1568년에 진사시에 합격했습니다. 퇴계 이황의 문인이며,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켰으나 병 때문에 지휘하지는 못했고, 정유재란 때 의병장으로 싸우다가 순사(殉死)하였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조선이 선택한 문치주의의 운명에 대해서 엿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① 덕(德)과 장수(將帥)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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