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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폐해를 논하라

6. 마음을 수양하지 못하면 술이 마음을 공격하게 됩니다.

by 김병훈

策問5, 술의 폐해를 논하라


술의 폐해는 오래되었습니다. 술의 폐해가 문제가 된 것은, 어느 시대부터인가?

우 임금은 향기로운 술을 미워했고, 무왕은 술을 경계하는 글을 지었으며, 위나라 무공은 술 때문에, 저지른 잘못을 뉘우치는 시를 지었습니다. 이토록 오래전부터 술의 폐해를 염려했으나, 모두 뿌리를 뽑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 이후의 임금 가운데도 술 때문에 망한 사람이 많습니다.


이 책문은 1516년, 중종 11년 별시문과에 나온 것입니다.

이 책문에 대해서 김구(1488~1534) “마음이 아니라 법으로만 금지하는 것은 부족하다. 술이 아니라 마음을 탓해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대책>을 제출하였습니다.

김구는 6세부터 시를 지었고, 16세 되던 1503년 한성시에 급제했습니다. 1507년 생원시와 진사시에 합격했고, 중종 11년 별시문과에 을과로 급제했습니다. 김구는 특히 서예에 뛰어났다고 전해집니다. 홍문관 부제학으로 있을 때, 사람이 세력을 굳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나, 중종 19년에 일어난 기묘사화로 조광조, 김정 등과 함께 하옥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13년간 남해에서 유배 생활을 한 후, 다시 임피로 옮겨 2년을 더 보냈습니다. 유배에서 풀려난 다음, 고향 예산으로 돌아가 47세에 죽었습니다.


김구는 세상에는 생기기 쉬운 폐단과, 구제하기 어려운 폐단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생기기 쉬운 폐단은 ‘사물(事物)의 폐단’이고, 구제하기 어려운 폐단은 ‘정신(精神)의 폐단’입니다.

구제하기 어려운 것이 먼저 나타나고, 생기기 쉬운 것은 뒤에 나타납니다. 정신의 폐단은 원인이고, 사물의 폐단은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나무가 병이 들면 좀이 쓸고, 젓갈에 악취가 나면 구더기가 들끓는 것처럼, 술의 폐해는 정신의 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술은 심각한 폐해를 끼칩니다. 사람에게는 떳떳한 성품이 있는데, 술이 그것을 해칩니다. 또한 오륜의 질서가 있는데, 술이 그것을 어지럽게 하고, 만사에 제도가 정해져 있는데 술이 그것을 없애 버립니다.

그러므로 술은 성품을 잘라버리는 도끼입니다.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라도 술을 마시면 어리석어지고, 현명한 사람도 술을 마시면 사리를 판단하지 못하며, 강한 사람도 술을 마시면 나약해집니다.

그러므로 술은 마음을 공격하는 문(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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