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보고서 작성

가독성의 중요성

by 선인장

앞서 말했듯, 우리는 수많은 회의를 하고, 계속해서 평가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보고서는 필연이다.


보고서의 형식은 매우 다양하다.

보통은 주관기관에서 요구하는 양식이 있어서, 그에 맞춰 작성하면 된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뭘까?

나는 ‘가독성’이라고 생각한다.


실험을 잘해도, 안 읽히면 끝이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실험을 하고 좋은 결론을 도출해도

읽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면 그 연구는 평가절하된다.


물론,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있다는 전제하에 얘기다.

적어도 어느 정도의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봤을 때 읽혀야 한다.


그런데 간혹 정말 가독성 떨어지는 보고서들을 마주한다.

그 이유는 보통 두 가지다:


시각적으로 난잡한 경우

내용 전개가 중구난방인 경우


보고서, 줄글로만 채워져 있다면 이미 진다.

가장 나쁜 시각적 케이스는 대부분 온통 줄글로만 구성되어 있다.

표나 그림은 거의 없고, 있어도 읽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형태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백’이 가독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보고서에서 여백이란,


줄 간격 (행간)

글자 간격 (자간)

표·그림 내부의 공간


이 세 가지가 통일성 있게 정리되어 있기만 해도,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깔끔하게 보인다.


‘많이 썼다’는 말이 잘 썼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보고서는 그저 내용을 많이 넣는 것에 집착해

여백 없이 글자와 표가 빽빽하게 들어가 있다.

이건 그냥 “나 이만큼 했어요”라는 나열이다.


반대로 너무 여백이 많아서

“이건 그냥 페이지 채우기용인가?” 싶은 보고서도 있다.

그런 보고서는 내용이 어떻든 눈에 안 들어온다.


"연구만 잘하면 됐지, 보이는 게 뭐가 중요하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세계적인 과학자나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다.

개떡같이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해석해 준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사실 개떡같이 적지도 않는다.


그게 아니라면, 실험에 쏟은 정성과 노력을

보고서에서도 잘 전달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보고서 작성 기술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나는 1순위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제3자의 입장이 되어, 내가 쓴 보고서를 읽어보라.”


내가 직접 실험하고 공부한 내용들이기에

당연하듯이 내 머릿속에는 정보들이 있다.


그런데 작성 과정에서 그 정보가 누락된 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작성자에게는 그게 안 보인다. 이미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제3자가 볼 땐 치명적인 구멍이 된다.


특히 왜 이 실험을 했는지, 그 선택의 배경은 무엇인지

설명이 빠진 경우가 많다.


적어도 타당한 근거, 선택의 흐름은 끊기지 않고 이어지게 써야 한다.


물론 전략적으로 일부 내용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건 보면 알 수 있다.

‘숨긴 것’과 ‘놓친 것’은 다르게 보인다.


그래서 꼭,

심사자의 입장, 제3자의 입장이 되어

내가 쓴 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어보길 바란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이건 정말 중요하다.


요즘은 Chat GPT를 비롯한 AI 사용이 많아지면서

이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AI가 써준 내용을 그대로 붙여 넣고

검토도 하지 않은 채 제출하는 보고서들.


내용이 틀린 건 아니지만

하지만 문장의 흐름, 어휘 선택이 갑자기 이질적으로 바뀐다.


AI 사용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도구는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그걸 내가 직접 읽고 검토하고, 내 언어로 바꾸는 과정은

결코 생략하면 안 된다.


그걸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많은 보고서들을 읽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건 내가 직접 경험으로 느낀 것이다.


해당 기관들에서 공개된 최종보고서를 최대한 많이 읽어보아라

이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느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확실히 읽은 만큼 체득되어 보고서 작성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 작업은 꼭 AI에게 미루지 말고

시간을 투자해서 직접 본인의 밑거름을 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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