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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옥 Dec 20. 2021

파란 눈 시아버지, 우리 집 아이 (36)

물로 된 빵

 6월 11일


나: "아버지, 오늘 맥주 마실래요?"
시아버지: "물로 된 빵! 그래 조금만 마셔 입만 축일게"

시아버지도 건강할 땐 다른 많은 독일 사람들처럼 맥주를 즐겨 마셨는데 지금은 알코올음료를 마시려 하지 않는다. 

내가 한국에 살 때 독일 사람이 맥주를 즐겨 마셔 집에서 수도꼭지를 틀어도 맥주가 나온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있다. 그런 말이 있을 법도 한 게 독일 사람들이 파티를 열면 맥주가 빠져서는 안 되며 생맥주통을 사다가 수도꼭지 같은 것을 박아놓고 너도나도 맥주를 마신다. 

맥주가 곡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맥주를, 물로 된 빵, 이라고 부르며 맥주를 음식이라고도 한다.  

이곳에는 남자가 배가 없으면 병신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맥주를 많이 마셔서 배가 나온 사람이 만들어 낸 말 임에 틀림없다. 맥주의 거품이 볼록하니까 독일 사람들은 맥주의 거품을 왕관이라고 하기도 하고 맥주의 꽃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맥주를 거품 나지 않게 따르는 걸 싫어한다. 맥주를 마시는 잔은 세제로 닦으면 거품이 생기지 않는다며 미지근한 물로만 닦는다. 독일에 맥주공장이 많아 웬만한 도시엔 맥주공장이 하나씩 있다. 독일에만 맥주 생산과 관련한 특별한 법이 있어 화학적인 게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맥주가 생산된다며 독일 사람들은 독일 맥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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