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비싸고 불편한 선택에 대하여
한살림, 자연드림, 초록마을, 올가.
먹거리는 물론
생활에 필요한 물품까지
안전한 것 중에서도 제일 안전한 것으로
고르고 골라가며 부지런히도 다녔다.
주변에서 예민한 엄마 취급을 받는 불편한 순간에도
저 예민맘 아니예요!!
시원하게 해명 한 번 못하는 소심한 엄마지만
아이를 위한 선택 앞에서만큼은
타협할 마음이 없었다.
이 부분 만큼은 절대 끝까지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
아기 몸에 좋은 것이
어른 몸에도 좋다는 걸 아니까,
아기와 어른의 것을 완벽히 구분할 수 없을 것을 알기에
어른들의 먹거리, 생활용품도 다 바꾸었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금액과 귀찮음은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라 여겼다.
처음부터 이런 기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임신 기간 내내 유산기로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고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보내야만 했던 그 시절.
곧 만날 아기를 어떻게 키울까 하는 고민으로
하루를 채우던 시간 속에서
자연에 가까운 방식으로
먹이고 입히고 생활하는 방식을
접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의사선생님에게서 외출 허가를 받으면
가장 먼저 할 일로 손꼽아 기다린
생협 조합원 가입.
이름도 생소한 '협동조합' 그리고 '조합원'.
낯설지만 아이를 위해 열어야 하는 문으로 여기고,
기꺼이 그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유난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세계 안에는 다른 경이로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많이 팔기 위해 기획된 상품이라기 보다는
생산자의 노력이 담긴 먹거리와 물품들.
내가 먹고 쓰는 것들이
나에게 오기까지의 이야기를 알아가며
뭔지 모를 따뜻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저 몸에 좋은 것을 먹고 쓴다는 것을 넘어
내 소비가 의미 있다는 느낌.
나도 응원하고 싶었다.
합리적이라는 이름의 소비는 내려놓고
그들의 노력의 대가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감당해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내가 겪는 조금의 불편함이
누군가의 노력을 알아주는 일이 된다면
그 정도 수고는 기꺼이 떠안고 싶었다.
나는 예민한 엄마이고 싶지는 않다.
다만 가족을 위한 소비에 있어서
나의 기준을 세웠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 비싸고 불편한 선택을 한다.
그 선택이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든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알기에.
그리고
그 조금의 불편함이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응원으로 닿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