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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가르치는 것은 하나같이 가치를 판단하는 기술적인 방법뿐이다. 그들은 인간과 사물의 본질에 대해서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언젠가 검정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은 한 외국인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지 모릅니다”
그는 정확히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열광했고, 그 모습이 퍽 멋있었다. 작은 기계 하나로 전화는 물론이고 인터넷, 심지어 게임까지 할 수 있다니! 스마트폰이 갖고 싶어 부모님께 졸랐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안돼’라는 짧은 한마디뿐이었다. 이후에도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학교에서 한 두 명씩 그것을 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생겨나더니, 어느샌가 반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로 급격하게 나뉘기 시작했다. 이른바 신세대와 구세대가 대립하는 시대였다.
신세대 친구들은 서로 모여 그들만의 카르텔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서 문방구에서 사 온 과자나 약간의 동전들을 받으면 몇 분간 게임을 할 수 있게끔 허락했다. 가끔 돈이 없다며 한 판만 시켜달라는 친구들이 다가왔지만 그들은 돈이 없으면 안 된다는 말로 그들을 매정하게 내쳤다. 그렇기에 부모님께 용돈을 받지 않거나 집이 가난했던 친구들은 게임 조차 할 수 없었다.
구세대 친구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들은 수업이 끝나면 운동장에 삼삼오오 모여 축구를 열심히 했다. 처음엔 구세대 인원이 상대적 다수였다. 그들은 신세대 친구들이 지나가면 ‘음침한 녀석들‘이라 말하며 비아냥댔다. 그러나 그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점차 커져 갔고, 축구가 끝난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께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논리는 꽤 그럴듯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반에서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는다.’
‘다른 친구들은 다 있는데 나만 없다.’
그 말을 들은 부모님들은 결국 스마트폰을 사 줄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축구를 하는 아이들은 극소수만 남았고, 그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신세대의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검정 터틀넥을 입은 아저씨는 스마트폰 버전을 하나씩 올려가면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였다. 새 스마트폰은 어느새 부의 기준이자, 부모님들의 자존심 싸움까지 번지게 되었다. 자신의 아이가 무시받는 것은 곧 자신에 대한 무시라고 생각한 일부 부모님들은 최신식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아이의 휴대폰을 교체해 주었다. 그러면 아이는 학교에서 그 휴대폰을 자랑하였고, 사람들은 ‘부럽다’ ‘얼마 주고 샀어?’라며 본인의 존재를 드러내려 했다. 물론 시기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속내로는 부러움을 느끼고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투정을 부려댔다.
“엄마, 나도 스마트폰 사주면 안 돼?”
“안된다고 했잖니. 지금 있는 전화기로 전화할 수 있고,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고 싶으면 컴퓨터도 있는데. 뭐 하러 그런 비싼 돈을 내고 그걸 산대?”
매일같이 스마트폰 이야기를 했지만, 엄마를 설득시키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엄마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지금 있는 전화기로 전화를 하고, 게임이나 인터넷은 컴퓨터로 할 수 있지만, 그것들은 스마트폰이 아니었다. 스마트폰 강점기 시대에 전화기나 컴퓨터는 뒤처진 것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