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약해지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항상 강해지려고 이기려고만 한다.
그렇게 배웠다.
열심히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고
경쟁해야 하고 이겨야 한다.
그러나 아직 그렇게 길지 않은 몇십 년 인생을 살았는데, 삶에서는 강해지는 방법 말고 다른 것도 필요했다.
그건 <나약해지는 방법>이었다.
우리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저 강해지는 법 말고 나약해지는 법도 익혀야 할 듯하다.
사람은 항상 강하고 이길 수만은 없으므로.
어떤 날은 약해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지기도 하고
때론 실패의 구덩이들이 연속적으로 줄지어 있기도 하므로.
나약해질 때도 필요하다.
세상만사가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을 인정할 수 있는 나약함.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나약함,
다른 사람의 마음은 내가 조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나약함,
때론 내 몸, 내 마음조차도 내가 어찌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나약함.
우리는 나약하다.
나약할 때, 강해지려고 이기려고 바득바득 의지를 다지고 애먼 힘을 쓸 필요 없다.
나약해졌을 땐 나약해져 있으면 된다.
어떤 의욕도 욕심도 애써 찾을 필요 없다.
힘 빠진 상태 그대로 힘 빼고 있으면 된다.
나의 나약함을 온전히 드러내어 인정하고 나를 비워버리자.
다음에 내가 강해져야 할 때 다시 강함이 채워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