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괜찮았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요즘
하루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을 때
이런 생각이 먼저 들어요.
“아, 오늘도 내가 나를 너무 몰아붙였구나.”
뭘 그렇게 잘해야만 했을까.
뭘 그렇게 참아야 했고
왜 나를 그토록 조급하게 몰아세웠을까.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조금 늦잠 잤다고 스스로를 탓하고,
식사 시간도 아닌데 배고파지면
“이건 진짜 배고픔이 아니야”라며 참으려고 하고,
내가 정한 식사 규칙에서 벗어나면
하루 종일 죄책감에 시달리고.
하루하루가 ‘잘 버틴다’ 기보단
‘끝까지 나를 쥐어짜서 견딘다’는 느낌이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살쪄도 괜찮아’라는 말이
가끔은 따뜻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어쩔 땐 그 말마저 불안하게 만들어요.
정말 괜찮을까?
남들은 괜찮다고 말하지만,
나는 괜찮다고 느껴지지 않거든요.
몸무게 숫자 하나에 하루 기분이 오락가락하고,
남들이 보기엔 멀쩡한데
나는 거울 앞에서 자꾸 부족해 보여요.
조금만 더 빠지면 될 것 같고,
조금만 덜 먹으면 괜찮아질 것 같고.
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나를 줄여가다 보면
언제부턴가 마음이 텅 비어버려요.
무엇을 위해 참는지도 모르겠고,
무엇을 먹어도 맛이 느껴지지 않아요.
그러다 문득,
“내가 나한테 너무 가혹했구나.”
싶은 날이 있어요.
밥을 먹었으면 그냥 ‘먹었구나’ 하고 넘어가면 될 걸
몇 시간을 곱씹으며 괴로워했고,
오늘 하루 별일 없었으면 다행인데
꼭 뭔가 문제를 찾아내듯이 나 자신을 괴롭혔어요.
그렇게까지 나를 괴롭힐 일은 아니었는데.
조금 늦게 일어났다고 해서 인생이 망한 것도 아니고,
계획대로 못 먹었다고 해서 내가 무너진 것도 아닌데
조심스럽게 말해볼게요.
혹시 오늘도 그런 하루였다면,
혹시 당신도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괜찮아.
오늘 하루도 잘 지나온 거야.
완벽하진 않아도 괜찮고,
조금 부족해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야.
‘잘한 일’이 꼭 대단한 성과일 필요는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씻은 것도,
편의점 가서 원하는 걸 고른 것도,
누군가의 말을 듣고 웃은 것도
다 당신이 해낸 일이에요.
‘살쪄도 괜찮조’
이 닉네임엔 그런 마음이 담겨 있어요.
있는 그대로도 괜찮아.
지금 이 모습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어.
이 말을 듣고
지금 당장 안심이 되는 건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그래도 계속 나에게
조금씩 익숙하게 해보려고 해요.
“살쪄도 괜찮아.”
“지금도 괜찮아.”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
그 말을 나한테 해보는 게
내일을 좀 더 편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혹시 오늘 하루를 힘겹게 지냈다면,
아무 일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면,
그것도 괜찮아요.
내일도 나를 다그치기보다
한 발짝 천천히,
조금 더 부드럽게 대해보면 어때요?
당신은 오늘도 잘 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