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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돈 주고 산다

by 숨고

행복을 돈 주고 산다니 무슨 말일까. 사실 '돈'이라는 물질은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데, 어떻게 돈으로 산다는 말인가? 세상의 흔한 풍조를 벗어나 나의 생각을 적어보자면 이러하다. 돈은 행복을 준다. 그러나 돈만이 행복을 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내가 살아오면서 느끼는 점들로부터 비롯된 생각이니 다른 이의 관점과는 또 다를 수 있을지 모른다.


아주 작은 소비로도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돈은 우리에게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돈이 없이도 우리가 누리는 것에서 더 큰 행복과 만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에서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 시작한다면, 돈이 없어도 행복을 무료로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호흡한다는 것. 우리가 어린아이의 해맑은 미소를 바라보며 웃을 수 있다는 것, 오늘 하루도 마주하여 함께 밥을 먹을 식구가 있다는 것, 계절의 변화에 맞게 우리가 입고 벗을 옷이 있다는 것. 물질로부터 오는 행복도 행복이고, 편리와 편의로부터 오는 행복도 행복인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분명 존재하기에 우리는 돈으로 모든 행복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듯 지금 오가는 길에 마주하는 편의와 호의, 그리고 내게 오는 작은 친절 그 모든 것들로부터 작게라도 감사를 찾는다면,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행복을 주는 존재였는지 발견한다면.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렇게 우리는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돈에 대한 지혜로운 관념은 아무래도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마음가짐보다는 어떻게 어디에 언제 적절히 사용하느냐이다.


우리가 스스로 노력하여 얻은 만큼의 보상으로 주어지는 적절한 수입과 그것에 걸맞은 적정한 소비라면 좋겠다. 너무 최소한도 너무 최대한도 아닌 저축과 지출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행복감을 꾸준히 누릴 것 같다. 많이 벌어서 많이 쓴다고 행복이 배가 되지 않고, 적게 벌어 적게 쓴다고 행복이 반이 되지 않으니, 이 순리에 맞게 사는 것은 어떠할까. 더불어 주변의 이웃에게 전할 나눔과 선행이 더해진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런 삶이 행복하고 단단한 삶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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