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치유를 위한 글
우리 마음의 기저에는 누구나 이기심이 있다. 타인과 더불어 살고, 타인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위하면서도 자신의 입장이 우선인 게 사람이다. 나를 먼저 지켜야 타인과의 관계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삶의 과정에서 우리는 상처를 주기도 하고, 서운해하기도 어색해지기도 멀어지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안타까운 생채기내는 과정 등을 겪기도 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도 제일 상처를 잘 주고받는 관계일 것이다. 가까울수록 기대하는 마음과 소용없지만 소용 있는 바람들로 서로를 부담주기도 때로는 서툴게 대응하다가 상처를 빚어내기도 하니 말이다. 가족을 비롯한 무수한 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수한 마음들이 오가는데, 그 마음들로부터 우리는 어떻게 나를 지켜내고 내 마음의 치유를 이뤄낼까.
때로는 완전과 완벽만을 추구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야만 내가 완벽하게 안전한 상태이고 나를 내가 지켜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나의 판단을 과신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나로 태어나 나로 살아가는 삶이지만, 그래도 내가 나를 완전하게 지켜내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불완전해서 멀리 지내기로 마음먹었던 것들, 그렇게 무용지물이라 여겼던 마음들과 관계들을 돌아보면, 내 안의 그리고 내 곁의 가장 소중한 것부터 지켜내야만 나를 지켜낼 수 있었다. 그들이 나를 지켜주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 있어 치유는 멀리 있지 않다. 작은 관계에서부터 따스함을 전하고, 진솔하게 다가가 보는 것이다. 그렇게 건강하게 소통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너는 그러기를 바랐구나, 나는 이렇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어떠니?' 조심스레 묻는 건 어떠할까. 항상 너와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합리적으로 적정선과 이해의 폭을 정해두고 지내는 것이다. 한 번에 되기란 어렵겠지만 그래도 하나씩 연습하다 보면 차차 수월하게 관계하는 법이 터득될 것이다.
그렇게 단단해질 당신, 행복해질 당신. 아니 어쩌면 이미 행복한 당신은 미안을 고백하고 다가갈 용기, 스스로를 돌아보고 타인을 용서할 다짐, 축적된 상처를 털어낼 마음의 준비, 벽돌 삼키듯 먹먹한 날에도 일어설 결심, 타인의 질타에도 꿋꿋이 맞설 힘, 때론 그 질타에 주저앉더라도 다시금 일어설 회복력. 이 모든 것을 지닌 사람일 것이다. 그런 당신을 당신 스스로 믿어주고 지켜주고 돌보아 주기만 하면 된다. 자신을 그저 방관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알아채기만 한다면 그것부터가 진정 나를 사랑하고, 참다운 치유를 일으키는 출발지점이 될 것이다. 살아온 날들, 살아갈 날들 이 모든 찬란한 순간의 주인은 당신이다.
부디 무수한 관계로부터 오는 무수한 마음들로부터 당신을 잘 지켜내시기를 바란다. 그렇게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 그게 바로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