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나의 속사정이 캄캄할 때 먼저 불러준 이들이 있었다.
그때 나는 '내가 누구에게 챙김 받을 만한 사람인가?'라는 의구심에 가득 차 있었다. 사랑하지만 사랑을 주는 법은 알았지만, 받는 법은 잘 몰랐다. 가끔씩 그랬다. 누가 나에게 아낌없이 주고 베풀어주면 저게 누구를 위한 걸까 싶었다. 그만큼 마음이 굳게 다물어 있었다. 사랑을 주는데 받는 법을 몰라 어색하고 뒤틀어진 마음이라고 치부했다. 그래서 떠나보냈나 보다 싶다.
언젠가 너무너무 외로운 생일저녁 나를 불러 내가 좋아하던 참치회와 초밥을 대접해 준 나의 새 가족이 있었다. 피로 맺어진 인연은 아니었지만 사랑을 서로 주고받기에 충분한 관계가 된 인연이었다. 그 분께 감사하다. 나의 외로웠을 탄생일을 기념해 주었단 사실보다, 나의 쓸쓸했던 밤을 풍요로 채워준 마음이 고맙고 사무치게 감사하다. 나는 그렇다 아프지 않아도 괜찮고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고 다 괜찮다 여겼다. 그게 나의 겉치레 식의 가식적인 모습이었다. 솔직하지 못한 나의 표현 또한 상처에서 비롯되었으리. 그 상처 또한 스스로 만들어낸 올무였으리 싶다. 과장하지 말고 오해하지 말자. 보이는 것만 보고, 들리는 것만 듣자. 살아오면서 터득한 가장 단순하지만 어려운 이치이다.
지금도 이 소금기름장에 살짝 톡 찍어먹으면 담백하며 쫀득한 식감의 참치회화 새콤달콤 초밥들의 미향들이 나의 후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하곤 한다. 사랑했던 나의 받은 기억들, 대가 없이 준 사랑. 감사해라 이 마음들.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리 다짐한다. 준 것보다 받은 것을 더 크다 여기며, 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 또한 더 성장해야 될 동기로 삼으며. 사랑해서 더 잘되야만 하는 나의 삶이다. 이런 신념을 고수하려 꾸준한 의욕을 가지고 삶을 지켜간다. 받기만 해서 미안하지만 또 이제는 줄 수도 있는 나이기에 감사해라 주어진 시간들. 주어진 은혜를 보답할 몇몇의 기회들. 지켜갑시다. 받은 기억과 소중히 여겨진 시간을. 함부로 기쁘게 살아냅시다. 우리의 소중한 삶의 시곗바늘을.
감정이 뒤섞인 참치회의 맛을 추억하며 적는 글을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