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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태권 Mar 07. 2021

#15 정든 장소

반포 한강공원 공간기록, 서울

반포 한강공원, 서울 / drawing by @tkv_ver.1




사실, 서울은 제가 정[情]을 붙이기 힘든 곳이었습니다.




수없이 없어지고 생겨나는 가게들, 계속 위로 치솟는 건물들,,, 너무 급변하는 환경의 속도에 적응하기 어려웠고 가끔은 나를 잡아 먹히듯 한 착각이 들정도였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한강은 정말 특별한 서울의 공간이었어요. 저 멀리 솓아 있는 서울타워,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 이곳을 밝혀주는 조명과 불빛 등 모든 것이 나를 위한 무대가 되고 나는 그 속에서 이 모두를 누리는 주인공으로 착각이 듭니다. 특히 한강만큼 서울의 하늘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곳도 없는 거 같아요. 그 하늘 아래로 펼쳐진 서울의 전경을 보고 있으면 가끔 저 작은 곳에서 아등바등 사는 나를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있습니다. 그것은 내 삶을 돌아보며 작은 성찰을 이루기에 충분합니다.


한때 센강, 베네치아, 템스강과 몇 번이나 비교하며 한강의 새로운 모습을 추진하는 사업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만큼은 지금 모습 그대로가 가장 좋은 거 같아요. 그것은 우리에게 충분히 다양한 모습으로, 색으로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있고 우리들 모두에게 이미 충분히 정든 공간이 되었거든요.



“오늘도 푹 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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