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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ul 15. 2024

한니발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32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삼십 이번째



"문 앞에 한니발 찾아 왔다!". 투정부리는 아이에게 자주 써먹던 문장이다. 그만큼 로마 시민들은 한니발이라는 존재를 두려워하고 경외시 했다. 당장 없애버려도 분이 풀리지 않을 적국의 사령관이였던 그는 세세토록 로마 그리고 지중해 전역에서 전설로 남을 인물이 되었다. 왜 이렇게 한니발이 대단했는지를 따져 묻는 다면 당시 로마와 전쟁중이던 카르타고를 멱살잡고 링위에 올려 그래도 비빌만한 싸움을 혼자만의 능력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카르타고는 아프리카쪽에서 발을 넓히고 있었던 패권국가였지만 반대로 상업도시들의 느슨한 연합체와도 같았기에 결속력이 어디에 중점을 두는가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군사 및 정치적으로 그리 두드러질만한 성과를 보이지 않았다. 이들이 어디까지나 상업적 결과물을 용병에 할애한다거나 시스템적으로 향후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만한 전쟁에 대비하지 않았던 점도 있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자리한 이베리아 반도에서 카르타고의 영향력을 확장하던 때에 한니발은 카르타고 노바라는 도시를 거점으로 사군툼으로 진군한다. 사군툼이란 도시는 로마와의 동맹시였지만 닥쳐올 로마 카르타고 전쟁의 단초를 제공해주었다. 사군툼이 카르타고 노바의 북부에 위치한 곳이였기에 가까워지는 로마 입장에서는 더더욱 민감하게 반응할수 밖에 없었다.


결국 사군툼이 박살이 나면서 또 교섭에서 어긋장이 나면서 제 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되었다. 한니발은 북쪽으로 진군하며 그 유명한 알프스 산맥 너머 이탈리아 반도까지 나아갔다. 잘 알려진 전투 코끼리들도 대동하고 산건너 물건너 마주치는 로마 군대를 경이로운 수준으로 포위 섬멸하면서 로마의 위기감을 더욱 고조 시켰다. 하지만 본토와 멀어진 한니발의 군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며 지구전 양상으로 집정관이던 파비우스의 전략이 먹혀들었고 못을 박았던 스키피오가 이끈 군대와 마주쳐 치뤘던 자마 전투에서 패배하게 된다. 



여전히 단편적으로만 한니발이 리더십이 뛰어났구나란 로마쪽 기록에 의존한다하여도 풀리지 않는 그의 전술 전략은 어째서 돈만 밝히던 용병들이 돈보다 한니발을 결사항전하여 지키고 그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는지는 의문이 든다. 그가 계급장 다 떼고 병사들과 라포형성이 잘되어 있다고 넌지시 알려주긴 하지만 사실 그것만으로 용병집단들이 목숨을 바칠정도로 한니발을 끝까지 따라갔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도 그렇고 향후 영주들의 땅따먹기 싸움이 전개되던 유럽의 살벌한 현장에서도 용병집단이 양날의 검이 되었기 때문에 어디로 튈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봉급이 조금만 밀리면 자기 고용주를 하루아침에 배반하거나 살해까지 했던 기록들을 보노라면 용병이라는 집단 특성상 어찌되었든 돈이 최우선 순위였다. 용병업으로 계속 후대까지 먹고살았던 일부 스위스와 독일 지역이 고용주들의 신뢰와 그 나름대로의 브랜딩화 되어 있어 용병업을 이어나갈수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로마 시민으로 자국에 대한 정체성이 확실했던 로마군과 싸우면서 밀리지 않았던 카르타고의 용병들이 그런 행적을 보인 것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로마쪽의 기록처럼 그가 병사들에게 잘해준 것을 더해 인간의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위 위기를 닥쳤을때 소에 불을 붙여 돌진하게 하여 혼란을 야기시켜 도망을 쳤던 전투 그리고 화려한 승리를 거두었던 칸나이 전투때도 다소 밀려 주춤하던 중간 모루였던 방진을 물려 도리어 로마군 시스템을 역이용하여 쌈싸먹었던 것으로 유추해보건대 전장에서의 사람을 이해하는데는 탁월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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