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인 Dec 07. 2021

데이트 비용, 반반씩 부담해요!

데이트 비용이 고민이 된다면

여러분들은 데이트를 할 때, 상대와 데이트 비용을 몇 대 몇으로 부담하고 있나요? 주변에 데이트 비용 부담 비율에 대해 물어보니 남자 대 여자로 대부분 7 대 3이 가장 많고 5 대 5는 보기 드물더라고요. 간혹 여자가 더 많이 내는 커플도 있지만 거의 남성분들이 데이트 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번에 말씀드리고 싶은 건 데이트 비용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금전적인 부분이라 민감하면서도, 남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서 저도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저만의 의견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나를 만나면서

상대가 부담을 느끼면 안 돼


우선 남녀를 떠나서 저는 데이트할 때 이렇게 생각해요. 나를 만나는 데 있어서 상대가 부담을 가지면 안 된다고요. 그리고 본인도 부담을 가지면 안 된다고 여기고 있어요. 부담된다고 느끼는 순간 그 만남은 오래 이어갈 수 없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데이트 비용의 선이 분명 있을 거예요. 내가 생각하는 선 안이라면 데이트 비용 비율이 어떻다고 한들 괜찮을 것 같아요. 내가 자금에 여유가 있고 그 사람에게 쓰는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면요. 하지만 우리 연애 주로 어느 시기에 하나요? 혈기 왕성한 젊은 20대, 30대에 많이 하지 않나요?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이고 경제적으로는 아직 자유롭지 않은 시기잖아요. 저는 이왕이면 데이트 비용을 5 대 5, 반반씩 부담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반반씩 부담하자고 말하는 것은 아직도 데이트를 할 때 남자가 더 많이 내야 한다는 몇몇 여성들의 인식 때문인데요. 만나는 그 남자가 데이트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남자라도 8 대 2, 7 대 3 법칙을 운운할 건가요?




남자가 더 많이 내야 한다는 건

구시대적인 발상


예전에는 남자가 더 데이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했습니다. 가부장적이고 남성 위주의 사회활동이 즐비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리 잡은 역사 문화인데요. 지금은 여자도 본인 업을 위해 사회에 진출을 많이 하는 시대잖아요. 그만큼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누가 더 많이 벌고 못 벌고를 떠나서 데이트는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가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이왕이면 반반씩 내는 게 시대적인 관점에서 맞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하죠. 이미 이 말도 구시대적 발상이에요. 여자도 좋아하는 남자에게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습니다. 남자가 더 많이 내면 여자는 상대 남자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그건 아니잖아요. 여자들도 남자를 위해, 데이트하는 서로를 위해 비용을 충분히 지불할 수 있습니다.




돈 때문에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질 뻔했다


과거에는 저도(여자) 데이트 비용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남자를 만날 때 ‘남자가 당연히 더 많이 내야지’라는 생각이 팽배했죠. 게다가 ‘나 같은 여자를 만나면 남자가 비용을 지불해야지’라는 거만하고 발칙한 마인드도 있었던 것 같아요. 참 어렸죠. 그러다 그 인식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해서 사귄 지 얼마 안 된 시기였어요. 그런데 그 남자가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는 거예요. 분명 우리는 잘 맞았고 매번 즐거운 데이트여서 저는 행복을 만끽하고 있어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꼬치꼬치 캐물어서 정말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냐고 헤어지지 말자고 매달렸어요. 드디어 진짜 헤어져야 하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본인이 돈이 없어 저와 만남을 이어나가지 못하겠다는 거예요. 저는 그 말을 듣고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솔직히 그 친구와 만났을 때 저는 계산대에서 항상 뒤로 물러나 있었거든요. 그 친구가 밥을 사면 저는 커피 정도 샀어요. 술을 좋아해서 1차를 그 친구가 사면 2차는 간단하게 제가 사고 뭐 그런 방식이었죠. 주로 큰돈을 쓰는 데에는 그 친구가 부담했고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저를 만나면서 데이트 비용에 부담을 느껴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한다고 하니 많이 당혹스러웠어요. 만남이 지루해졌거나 상대가 이제는 좋지 않아서라는 이별의 이유가 아니어서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상대가 나 때문에 금전 부담을 느끼면 안 되지’, ‘우리의 사랑이 돈 앞에서 무너질 수 없어!’라는 생각으로 제가 앞으로 더 부담하거나 최소한 반반으로 부담하겠다고 이야기하여 그와의 이별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데이트 비용은 반반으로 지속해 나가 장기 연애를 이어나갈 수 있었답니다.




더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나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을 느끼면 안 됩니다. 소득에 비해 과도한 데이트 비용도 문제가 되겠지만 지금 말하는 건 과도한 데이트 소비 문제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함께 즐기는데 즐기는 만큼 서로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왕이면 5 대 5가 저는 바람직한 비율이라 생각되어 말씀드리는 거고요.

간혹 이러신 분들이 있습니다. 더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반박하더라고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묻죠. 친구들끼리 만날 때 돈을 나눠서 낸다고 하면 8 대 2, 7 대 3으로 지불하나요? 아예 누구 한 명이 사거나 대부분 1/n 하지 않나요? 1원까지 정확하게 나누는 모임들도 많습니다. 단지 그 사람이 내 남자친구라는 이유로 나와의 데이트 비용을 더 부담할 필요는 없는 거지요. 그리고 비용 부담이 큰 데이트라서 부담을 느낀다면 앞으로 데이트 비용을 줄이면 돼요. 순간의 행복을 위해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본인이 부담할 수 있는 선을 넘는다면 오랜 연인으로 가는 길목에 방해만 될 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대접받는 걸 좋아합니다. 남자고 여자고 누가 더 대접하고 부담해야 할 의무는 없어요. 강요도 안 되고 사회적 인식도 다 필요 없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만큼 사회적 인식으로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말자고요.



이전 07화 술자리, 벗어나지 말고 끝까지 지켜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