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몰랐다는 거야
성곤과 태연이 병문안 선물로 과일 바구니와 편지를 준비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진심이 제일 중요하니까. 너무 과하면 또 부담스러우실 거야.”
태연의 말에 모두 수긍했다.
하지만…
“흐흐… 김정은 사진이라도 넣어둘까?”
규만이 교묘하게 사진을 틈에 끼워 넣자마자,
퍽!
“으억!!”
민지의 깔끔한 리버샷이 규만을 가격했다.
정연이 슬쩍 다가와 민지에게 코치해 준다.
“잘했어. 근데 허리랑 다리를 더 돌려줘야지~ 그래야 뼈가 울려.”
“오케이… 필기했어.”
그날 오후, 아이들과 담임 선생님은 준비한 과일 바구니를 들고 병원으로 향한다.
형준과 정연, 민지, 규만, 우덕, 태연, 성곤… 모두 조금은 긴장된 얼굴이었다.
중환자실.
신혁은 여전히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누워 있었다.
그를 지키고 있던 신혁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와줘서 고마워. 우리 신혁이… 분명 다 들을 거야.”
잠시 뒤, 그녀가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얘들아…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혹시 왜 북한 사람이 싫은지 물어봐도 될까?”
아이들은 당황했지만, 형준은 먼저 입을 열었다.
“적이니까요.
얼마 전에도 군인 아저씨들이 싸우다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옛날에도… 북한 때문에 희생된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규만도 거든다.
“저희 용돈도 부족한데… 북한 도우라고 돈 걷는 거 너무 싫어요.”
우덕은 한술 더 뜬다.
“솔직히 다 무기 만들라고 쓸 거잖아요! 왜 그런 데다 돈을 써요?”
그 순간, 성곤이 나선다.
“지금은 그 얘기… 하지 말자. 병문안이잖아.”
신혁의 어머니는 조용히 웃었다.
“그래, 너희 입장도 이해해.
근데… 우리도 북한 때문에 도망쳐 나온 사람들이야.
정권이 싫어서, 무서워서, 목숨 걸고 탈출했어.
그런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해.”
잠시 정적.
규만이 입을 삐죽이며 중얼거린다.
“그래도 가끔 종북좌파 만들려고 일부러 오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형준도 덧붙인다.
“맞아요! 혹시 스파이면 어떡해요! 머릿속 생각도 검사해야 돼요! 빨갱이 물이 빠졌는지!!”
퍽!
퍽!
정연과 민지의 리버샷이 동시에 작렬했다.
규만은 “아이고…” 하며 쓰러졌지만, 형준은 멀쩡했다.
“어? 왜 안 아파해?” 정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한 대 휘두르지만,
형준은 능청맞게 피하며 정연의 볼을 두 손으로 움켜쥔다.
“흐흐~ 주먹 흘리기 업그레이드 버전이야.
나는... 이제 타격을 받아들이지 않지롱~”
정연이 얼굴을 붉히며 형준의 손을 뿌리친다.
“그... 그 손 치워!! 지금 병원이야!!”
담임 선생님이 말한다.
“이제 신혁 어머니께 인사드리고 돌아가자. 오늘 정말 다들 고생했어.”
아이들은 나란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고, 신혁 어머니는 아이들 모두를 한 명씩 바라봤다.
“고마워, 얘들아.
우리 신혁이 깨어나면… 꼭 너희 얘기해 줄게.”
병원에서 나오는 길.
우덕이 먼저 외친다.
“자! 그럼 서울랜드로 떠나볼까! 병문안 끝!”
규만도 어깨를 으쓱이며 외친다.
“이젠 병원 안 와도 되니까 완전 해방이다~!”
형준은 방긋 웃으며 외친다.
“와~ 큰 일 하나 끝냈다~ 내 마음도 한결 가볍네~”
그때, 정연이 뒤에서 형준의 어깨를 툭 친다.
“너… 또 이러기만 해 봐.
그리고, 오늘 저녁은 너희 집이랑 우리 집 같이 먹는 거 알지?
우리 아빠 식당이야. 잘해.”
“오~ 벌써 결혼식 예행연습?”
예린이 농담하자 형준은 한껏 웃으며 윙크했다.
“걱정 마~ 어머님이 나 좋아하시는 거 다 알아!”
정연은 이를 꽉 물고 말한다.
“울 아빠 식당이라고… 뭔 말인지 알지? 진짜 조신하게 있어라.
아니면 너 진짜로 죽어!!”
형준은 웃으며, 슬쩍 정연을 뒤따른다.
“넵. 정연님. 조신하게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