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 앞 솜사탕 기계의 습격
학예회 날 아침, 인성초등학교는 축제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었다.
학교 교문 앞에는 솜사탕 기계가 돌아가고 있었고, 분홍 솜사탕을 든 아이들이 교실로 뛰어들었다.
풍선이 복도를 떠다니고, 스피커에서는 리허설 음악이 희미하게 흘러나왔다.
“여러분! 정말 열심히 준비했죠?”
담임 선생님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하루, 무대에서 다들 즐겁게 빛났으면 좋겠어요!”
교실 한쪽에선 핑클 무대 주자들이 하얀 무대의상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 맞은편, 형준을 비롯한 백댄서 멤버들은 여전히 평소 옷차림 그대로였다.
대용이 슬쩍 물었다.
“우리 의상은?”
태연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안 줘. 지금 주면 분명 너네 뭐 먹고 흘리고, 옷 다 더럽힐 거야.”
그리고는 형준을 노려봤다.
“벌써 한 명은 시작했네?”
형준은 교문 앞에서 사 온 솜사탕을 들고 있었다.
게다가 입가엔 이미 설탕 가루가 묻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정연이 다가왔다.
“야, 너 혼자 먹냐? 치사하게.”
형준은 웃으며 솜사탕을 뜯으려다 멈칫했다.
“너 옷 입었잖아. 잘못하면 설탕물 다 튀어.”
정연은 턱을 쑥 내밀었다.
“그럼 먹여줘.”
형준은 아무 말 없이 솜사탕을 한 주먹 뜯더니, 그대로 정연 입에 밀어 넣었다
정연의 볼이 통통하게 부풀었고, 음흠흠 소리만 났다.
그 광경을 본 지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중얼거렸다.
“그런 걸 바란 게 아닐 텐데… 진짜 형준이다…”
태연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조금씩 뜯어서 ‘아~’ 하면서 먹여주면 얼마나 보기 좋냐… 하여간 남자애들은…”
그 옆에선 규만이 민지가 싫어하는 번데기를 맛있게 오물거리고 있었고,
민지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노려보다가 하아... 짧게 한숨만 내뱉었다.
우덕은 옆 건물 앞에서 팔던 꼬치와 어묵을 바라보다가 혼잣말을 했다.
“이거 묶음으로 가져와서 운동장 앞에서 팔면…”
그 눈빛은 확실히 사업 아이템이 하나 완성된 눈빛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꺄아아아악!!!”
나래의 비명이 교실을 뒤흔들었다.
모두가 놀라 돌아본 그곳엔, 루비코 의상이 처참히 망가져 있었다.
하트 장식은 반쯤 떨어져 있었고, 리본 끝엔 분홍 솜사탕이 엉겨 붙어 축 늘어져 있었다.
“내… 내 리본… 이거 진짜 비쌌단 말이야!!”
“형준, 아까 그거 들고 지나갔지 않냐…”
지수가 조용히 말했다.
형준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쓰레기통에 솜사탕 막대기를 꽂았다.
표정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했다.
무대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사건은 이미 하나 터졌다.
진짜 장기자랑, 과연 무사히 올라갈 수 있을까?